산업 EU 철강 빗장에 한국 수출 20% 감소···쿼터 축소에 유럽 공략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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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빗장에 한국 수출 20% 감소···쿼터 축소에 유럽 공략 비상

등록 2026.10.29 14:46

이건우

  기자

7~9월 대EU 수출액 6억800만달러전년 동기 대비 1억5200만달러 줄어고부가 제품·핵심 고객 중심 대응

그래픽=이찬희 기자(제미나이 활용)그래픽=이찬희 기자(제미나이 활용)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철강업계의 유럽 시장 공략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새 수입 관리 제도가 시행된 7월부터 9월까지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유럽의 철강 수요 부진과 글로벌 공급과잉이 이어지는 가운데 무관세 수입 쿼터까지 줄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고부가 제품과 핵심 고객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U는 지난 7월 1일부터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는 새로운 철강 수입 관리 제도를 시행했다. EU 전체 연간 무관세 수입 쿼터는 기존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46% 축소됐다. 쿼터를 초과한 물량에 부과하는 관세율도 25%에서 50%로 높아졌다.

한국에 배정된 전용 쿼터도 줄었다. 한국이 다른 국가와 경쟁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연간 무관세 수입 쿼터는 258만1000톤에서 207만3000톤으로 19.7%(50만8000톤) 감소했다. EU 전체 쿼터의 축소 폭보다는 작지만 국내 철강사들이 관세 부담 없이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그만큼 줄었다.

규제 시행 이후 대EU 수출 감소세도 이어졌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7월 한국의 EU향 철강제품 수출액은 1억88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1.2% 감소했다. 수출 물량도 18만948톤으로 44.8% 줄었다. 7월 수출액은 해당 월 기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8월 수출액은 약 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3% 감소했다. 9월에는 약 2억달러로 8.9% 증가하며 반등했지만 앞선 두 달의 감소 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월별 공개 수치를 합산하면 7~9월 대EU 철강 수출액은 약 6억800만달러다. 전년 동기 약 7억6000만달러보다 20%가량 줄었다. 감소액은 약 1억5200만달러로 추산된다.

다만 수출 감소를 새 쿼터 제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은 제도 시행 전인 4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5.0% 줄었고 5월과 6월에도 각각 15.7%, 13.1% 감소했다. 유럽의 철강 수요와 가격 부진, 글로벌 공급과잉 등이 이미 수출을 압박하던 상황에서 쿼터 축소와 관세 인상이 추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철강사들은 제한된 무관세 물량을 수익성이 높은 제품과 고객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EU향 판매가 연도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 수출의 10~15%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전략 고객을 우선 공략하고 한국 전용 쿼터를 소진한 뒤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쿼터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유럽 판매가 줄어들 경우 다른 시장에서 물량을 보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대제철도 기존 고객 중심의 공급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EU향 판매량이나 매출 비중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유럽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열린 행사에서 새 관세할당제도(TRQ) 시행 이후에도 주요 고객에게 물량을 우선 배정해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쿼터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동차강판 등 핵심 제품의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정부도 EU의 통상 규제 강화에 대응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1일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상품무역위원회에서 자동차와 저탄소 철강 등 전략산업에 충분한 전환기간을 부여하고 합리적인 예외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산업부는 28일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열어 대응 방안을 점검했으며, EU 측과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럽은 미국만큼 철강 가격이 높지 않아 쿼터를 초과한 물량에 관세를 부담하면서까지 수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쿼터 축소 자체가 수출 감소에 영향을 주는 데다 유럽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현지 철강사들이 가동률을 높이면 국내 철강사의 수출 여지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과 핵심 고객 중심으로 유럽 판매 전략을 가져가는 한편, 줄어드는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대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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