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글 모회사 알파벳 669조원 증발·인텔 20% 폭락···국내 반도체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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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회사 알파벳 669조원 증발·인텔 20% 폭락···국내 반도체 '긴장'

등록 2026.10.30 11:27

수정 2026.10.30 11:28

김선민

  기자

알파벳 3분기 매출 성장 불발, 검색 매출 하락세인텔 4분기 실적 전망 부진, 잉여현금흐름 적자한국 반도체 업계, HBM 수요 전망 유지에 집중

AI 투자 부담에 알파벳·인텔 주가 급락, 국내 반도체 업계 긴장. 그래픽=박혜수 기자AI 투자 부담에 알파벳·인텔 주가 급락, 국내 반도체 업계 긴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알파벳과 인텔의 주가가 잇따라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투자심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AI 시장의 성장성 자체보다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전 거래일보다 12.6% 급락한 283.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5000억달러(약 669조원)가 증발하면서 미국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일일 시가총액 감소를 기록했다.

인텔도 정규장에서 3.6% 하락한 데 이어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낙폭이 20%를 넘어섰다.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4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두 기업의 주가 하락 배경에는 차이가 있지만,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지출 확대를 미래 성장의 동력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 규모 자체보다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기존 사업 위협···투자 비용도 부담

알파벳의 경우 AI가 기존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알파벳의 3분기 구글 검색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약 630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65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검색 유료 클릭 증가율도 2분기 13%에서 8%로 둔화했다.

특히 AI 모드 검색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기존 검색보다 수익화 수준이 낮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됐다. 검색 이용량이 늘어나더라도 광고 매출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면 기존 검색 사업의 수익성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알파벳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9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텔은 AI 사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존 PC 사업의 부진과 단기 실적 전망 악화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인텔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65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비GAAP(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도 52센트로 시장 전망치인 40센트를 상회했다.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은 7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했다.

그러나 인텔이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은 150억~16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71억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비GAAP 기준 주당순이익 전망도 25센트로 시장 예상치인 43센트를 밑돌았다.

글로벌 PC 시장 둔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이스라엘 공장 사고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까지 겹쳤다. 인텔의 AI 사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PC 사업의 부진과 생산 차질 우려 등을 상쇄할 만큼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셈이다.

국내 반도체도 긴장···AI 투자 둔화와 메모리 수요가 변수

미국 기술주 급락의 여파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전달됐다. 30일 국내 증시 개장 전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5.77%, 4.96% 하락했다. 미국 빅테크 실적에 대한 실망과 AI 투자 부담 우려가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반도체 업계의 중장기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AI 연산 수요가 지속되는 한 고성능 메모리와 서버용 D램에 대한 수요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산업의 확장은 GPU뿐 아니라 CPU와 메모리 등 다양한 반도체 수요를 동반한다. 인텔의 3분기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이 78% 증가한 점은 AI 인프라에서 CPU를 비롯한 연산 관련 반도체 수요도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 실제로 축소되거나 집행 속도가 늦춰질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조정하면 중장기적으로 HBM과 서버용 메모리 주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직 AI 투자 축소가 국내 메모리 기업의 주문 감소로 이어졌다고 볼 근거는 없지만, 투자 방향의 변화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변수다.

인텔의 실적은 국내 메모리 업계에 또 다른 시사점도 제공한다. AI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전통적인 PC 시장이 회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PC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 범용 D램 등 일반 메모리 제품의 수요 회복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

이번 주가 급락은 AI 산업의 성장 동력이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투자자들이 수익성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더라도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과 투자 부담만 커지는 기업 사이의 주가 차별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 역시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의 자본지출 계획과 실제 메모리 수요를 면밀히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여부와 HBM 공급 확대, 서버용 D램 및 범용 메모리 수요 흐름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과 주가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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