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즈 메디컬과 계약 해지 수순···美 대형 병원 네트워크와 직판 법무 검토FDA "1등급 기기 면제 범위 초과"···당뇨발·화상 등 상처치료 목적 유통 중단 요구
로킷헬스케어가 미국 현지 유통 파트너사인 타이즈 메디컬(Tides Medical)과 계약 해지를 추진하며 미국 내 판매망 재편에 나섰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사 제품의 현지 유통에 대해 경고장(Warning Letter)을 발부하자, 유통사의 과잉 홍보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23일 FDA 및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FDA 산하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는 지난 6일(현지시간) 타이즈 메디컬에 로킷헬스케어의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 '어플리코 3D(APLICOR 3D)'의 미국 내 유통과 관련한 경고장을 발송했다. 지난 20일 대외 공개된 이 서한에서 FDA는 해당 제품이 홍보된 임상 용도로 판매되는 데 필요한 시판 전 인허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FD&C Act)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앞서 지난 2월 25일 FDA 의료기기·방사선보건센터(CDRH)가 보낸 서한과 타이즈 측의 소명(2월 26일) 이후 내려진 후속 조치다.
논란이 확산하자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타이즈 메디컬과 맺은 유통계약은 이미 지난 9월 해지를 통보해 현재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회사 측은 이번 계약 해지가 경고장 이슈 때문이 아니라 타 기업과 신규 사업 협력을 위해 사전부터 추진한 사안이라며, "FDA 경고장은 파트너사의 마케팅 표현 문제일 뿐 당사 제품의 품질 결함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어 미국 동부 최대 의료기관 측과 직판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최종 법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추가로 밝혔다. 대형병원 28곳과 외래 진료 센터 1000여 곳에 제품을 도입하기 위해 공급망·재고 점검, 병원별 임상 시연, 환자 보험 청구 준비 등 실무 논의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해당 의료기관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월 대형병원 28곳과 외래 센터 1000여 곳을 보유한 미국 동부 최대 의료 네트워크 '노스웰 헬스(Northwell Health)'와 창상 재생기술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문제의 발단이 된 'APLICOR 3D'는 환자의 자가 지방조직을 채취해 상처의 크기와 깊이에 맞춘 세포 패치(이식재)를 출력하는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이다. 로킷헬스케어와 타이즈 메디컬은 지난 2024년 9월말 미국 시장에 해당 브랜드를 공동 론칭하며 타이즈를 미국 독점 유통사로 소개했다. 인공지능(AI)으로 환부를 정밀 측정하고 1시간 내에 맞춤형 자가조직을 출력하는 기술을 앞세워 현지 병원과 구매대행사(GPO)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1등급 액상 분배기'로 등재 후 '당뇨발·화상 치료기'로 둔갑 지적
FDA가 제동을 건 핵심은 이 시스템의 '사용 목적(Intended Use)'과 '규제 분류' 간의 괴리다. 경고장에 따르면 타이즈 메디컬은 APLICOR 3D가 미국 연방규정(21 CFR 880.6430·제품코드 KYX)상 시판 전 신고(510(k))를 면제받는 1등급 의료기기인 '액상 의약품 정량 분배 장치(Liquid medication dispenser)'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DA의 판단은 달랐다. 타이즈 측이 해당 기기를 당뇨발궤양, 정맥울혈성궤양, 욕창, 화상, 외상 등 급·만성 창상(상처)을 치료하는 용도로 홍보·유통한 점이 1등급 기기의 면제 한계 규정(21 CFR 880.9)을 명백히 벗어났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규정상 '액상 의약품 정량 분배 장치'는 일정한 양의 액체 의약품을 단순 배출하는 저위험 1등급 기기로, 원칙적으로는 시판 전 신고 의무가 면제된다. 하지만 동일 분류 내 기존 합법 기기들과 사용 목적이 달라지거나 생물학적 치료·재생 등 새로운 임상 적응증을 표방할 경우 면제 특례는 즉시 배제된다. 이에 따라 FDA는 해당 제품이 시판 전 승인(PMA)이나 임상시험용 기기 면제(IDE) 없이 유통된 '불량(Adulterated) 기기'이자, 시판 전 신고(510(k))를 거치지 않은 '표시 위반(Misbranded) 기기'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러한 인허가상의 한계는 로킷헬스케어 측이 미국 금융당국에 제출한 공식 문서에도 나타나 있다. 로킷헬스케어의 미국 자회사인 로킷아메리카(ROKIT America)가 지난 5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수정 증권신고서(S-1/A)를 보면, 회사는 APLICOR 3D 바이오프린터와 전용 키트(APLICOR 3D KIT), AI 소프트웨어(AiD Regen)를 각각 FDA 1등급 등재(Listed) 기기로 기재했다.
그러면서도 신고서는 "이들 기기의 등재 범위는 의료인의 일반적인 기계적 적용 및 취급 기능에 국한되며,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허가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단서를 달았다. 또 개별 구성품의 1등급 등재 현황과 '통합 피부재생 플랫폼'의 규제 상태를 구분하며, 통합 플랫폼이 특정 임상 적응증에 대해 FDA의 허가나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향후 임상 적응증과 사용 범위를 넓히려면 추가적인 FDA 규제 절차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셈이다.
유통사 바꿔도 '상처치료용 판매' 위해선 추가 인허가 넘어야
이번 경고장에서 FDA는 타이즈 메디컬 측에 상처치료 용도의 상업적 유통을 포함한 모든 법 위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서한 수령 후 15영업일 이내에 구체적인 시정 조치 계획을 제출하도록 명했다. 기기 자체의 제조 결함이나 환자 부작용 사례를 지적하진 않았으나, FDA의 시정 요구 대상에 단순 홍보 문구 수정뿐만 아니라 '해당 치료 용도의 상업적 유통 중단'이 직접 포함돼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현재 FDA 공개 데이터베이스에는 이번 경고장에 대한 시정 완료 서한(Close-out letter)이 등재돼 있지 않다. 향후 당사자와 FDA 간의 소명 및 협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조치 수준이 조율될 여지는 남아 있다.
로킷헬스케어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파트너사의 과잉 마케팅과 의료행위 홍보에 대한 이슈이며, 로킷헬스케어의 품질이나 비지니스와는 관계가 없다"면서 "현재 미국 대형의료 파트너사와 최종 직판계약은 순조롭게 최종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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