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고속도로 사고로 주택 부문 수주 중단화공플랜트·에너지로 글로벌 시장 확장EPC 본계약 체결 시 주목할 실적 기대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들어 플랜트·에너지 부문을 강화하며 지난해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 사고로 발생한 주택·인프라 부문 수주 공백을 메우고 있다. 화공·석유화학 플랜트 등 기존 주력 분야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와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수소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국내외 대형 플랜트 계약 소식을 세 건이나 전했다. 용인 열병합발전소·신호남 복합발전소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잇따라 선정됐고 뒤이어 카자흐스탄 국영가스공사와는 '카라차가낙 가스처리시설' 사업이행합의서도 체결했다.
용인 열병합발전소는 LNG를 주연료로 하는 발전소 건설사업으로 1조7526억원 규모에 달한다. 신호남 복합발전소는 복합화력발전 사업으로 6300억원 규모다. 카자흐스탄 건은 연간 50억㎥ 규모의 가스처리시설로 지난 5월 낙찰통지서(LOA)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5일 사업이행합의서를 체결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이로써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중앙아시아 3개국 모두에 사업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화공플랜트·에너지를 다루는 플랜트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를 주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부문이 45.1%로 가장 크고 건축·주택 부문이 42%를 차지한다. 특히 화공플랜트에서는 CIS(독립국가연합)·중동·동남아·유럽 등으로 진출을 넓혀왔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신재생에너지·원자력·복합화력·변전 등 발전플랜트 전 분야를 다루며 최근에는 SMR(소형모듈원전) 관련 기술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실적도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5조2042억원, 영업이익은 21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의 77%를 반기 만에 달성한 수준으로 2024년 연간 영업손실 1조2401억원과 비교하면 뚜렷한 반전이다. 연결 기준 수주잔고도 28조1491억원으로 전년 말(24조6261억원) 대비 14.3% 늘었다. 주택보다는 플랜트·에너지 부문의 기존 계약 진행과 해외법인 실적이 이끈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 부문에서는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시공 중이던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 구간 교량 붕괴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를 내면서 주택·인프라 사업의 신규수주를 자발적으로 중단했다. 그 결과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한 건도 없었고 전체 신규수주액도 전년 대비 40%가량 줄었다. 다만 이 셧다운은 주택·정비 부문에 국한된 조치로 플랜트 부문 신규수주 자체는 중단 대상이 아니었다.
앞서 2024년에는 해외 현장(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등)에서 발생한 원가 상승분 약 1조2000억원을 손실로 한꺼번에 반영하며 영업적자를 냈다. 이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각각 영업정지 행정처분에 나서면서 한동안 정상적인 영업 활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다만 플랜트·에너지 부문이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용인·신호남 두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로 본계약(EPC) 협상을 거쳐야 정식 수주로 이어진다. 카자흐스탄 건 역시 사업이행합의서를 체결한 것일 뿐 EPC 본계약은 아직 남은 절차다. 주택 부문 셧다운이 언제 풀릴지 불확실한 만큼 이 절차들이 실제 계약으로 순조롭게 마무리되는지가 당분간 플랜트·에너지 중심 성장세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 성장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산업 성장에 발맞춰 정유·석유화학·가스처리·복합화력 분야에서 축적한 EPC 역량을 기반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소, 신재생에너지, 소형모듈원전(SMR),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LNG 액화, 핵융합 등을 미래 핵심 성장 분야로 선정하고 중장기 마스터플랜에 따라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택 사업의 경우 안전사고 이후 재정비 작업을 충분히 다진 뒤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붕괴 사고 이후에 재정비 시간을 갖고 있고 그 기간이 조금 길어지고 있다. 보다 완벽하게 재정비를 다져놓고 다시 하겠다는 입장이라 현재는 신규 수주를 하지 않고 있다"며 "화공·석화 플랜트 등 기존에 하던 사업은 계속 이어가는 동시에 복합화력 LNG 기반 발전 사업처럼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위주로 수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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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shj789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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