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했지만,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영향 등으로 4월 2.6%, 5월 3.1%, 6월 3.2%를 기록한 뒤 7월 2.8%로 내려갔다. 그러나 8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4.2% 상승했다. 7월 15.5%보다 상승폭이 줄었으며, 전체 물가 상승에 대한 기여도 역시 0.54%포인트로 전월 0.60%포인트보다 낮아졌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일부 억제된 것으로 분석했다. 해당 제도가 없었다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현재보다 0.5%포인트 높은 3.6%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품목별로는 경유 가격이 19.6% 상승했고 등유와 휘발유도 각각 19.7%, 11.5%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6% 하락했다. 7월 0.9% 상승에서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출하량 증가와 정부의 할인 지원 행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채소류는 전년 동월 대비 9.7% 하락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12.4% 상승했다. 여름철 기온 상승과 휴가철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는 휴대전화료가 꼽혔다. 지난달 휴대전화료는 전년 동월 대비 26.7% 상승했다. 지난해 8월 휴대전화료가 21.0% 하락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해킹 사태로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자 같은 해 8월 한 달간 2000만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통신요금을 50% 감면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휴대폰 요금감면 기저효과가 0.58%포인트 수준"이라며 "이를 제거했을 때 전체 물가는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료 상승 영향으로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크게 확대됐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7월 1.4%에서 8월 6.5%로 상승했다. 이는 2001년 8월 7.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가공식품 가격은 1.5% 상승했다. 전월보다 상승폭이 0.5%포인트 확대됐다. 빵과 과자, 국수 등 일부 가공식품의 출고가격 인상이 잇따르면서 관련 가격 상승분이 순차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데이터처는 분석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6.7% 하락했다. 이는 2021년 10월 7.8% 하락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3.4% 상승했다. 2023년 5월 3.8%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도 3.1% 상승해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성수품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한다.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 등을 통한 석유류 가격 안정 노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 감면이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상승 요인이 됐다며 "9월에는 이런 요인이 없어지면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월 물가 상승률은 통신비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게 반영된 만큼 향후 물가 흐름에서는 이 같은 일시적 요인이 사라진 이후의 추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가공식품 가격 움직임 등도 향후 물가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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