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밖에서도 즐기는 수영·캠핑·바비큐하이킹 패키지 등 한라산 자연 체험 연계가족 고객에 최적화된 동선과 체험 구성
제주 숙박시설의 경쟁이 객실에서 체험 콘텐츠로 넓어지고 있다. 관광을 마친 뒤 숙소를 잠만 자는 곳으로 이용하기보다 휴식과 식사, 물놀이와 야외활동까지 한곳에서 즐기려는 여행객이 늘면서다. 특히 어린 자녀나 부모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서는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구성원마다 즐길 거리가 있는지가 숙소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라산 중산간에 자리한 기린빌라리조트는 이런 변화에 맞춰 독채 숙박에 수영과 캠핑, 하이킹을 결합하고 있다. 약 12만㎡의 넓은 부지와 숲을 단순한 경관에 그치지 않고 가족 단위 여행객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15일 찾은 기린빌라리조트에서는 이 같은 운영 방향이 공간 구성에서부터 드러났다. 해발 약 300m 중산간에 고층 숙박동 대신 독채형 빌라가 숲과 산책로 사이에 들어서 있고, 체크인센터를 중심으로 수영장과 캠핑장 등 주요 시설이 이어진다. 객실과 부대시설을 한 건물에 집약한 대형 호텔과 달리 넓은 야외 공간 자체를 숙박 경험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었다.
가족 여행객을 고려한 구성은 정문에서부터 눈에 띈다. 프런트가 있는 체크인센터 옆에는 24시간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이 자리해 식음료나 필요한 물품을 외부로 나가지 않고 구입할 수 있다. 인근에는 야외수영장과 실내 유아풀이 있고 그 주변으로 캠핑장이 이어진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물놀이와 야외활동을 위해 여러 장소를 오가는 대신 리조트 안에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주요 시설의 동선을 연결했다.
숙박의 중심은 독채형 빌라다. 1·2층을 사용하는 복층 구조에 다수의 침실과 욕실을 갖춰 부모와 자녀, 조부모가 함께하는 3대 여행이나 여러 가족이 동행하는 경우에도 공간을 나눠 사용할 수 있다. 각 객실에 마련된 개별 정원에서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고 일부 객실에는 전용 수영장과 자쿠지도 갖췄다. 객실 크기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 한 공간에 머물면서도 독립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이런 독채 중심의 숙박 방식에 다양한 체험을 더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수영장은 일반 야외풀과 실내 유아풀을 함께 갖췄다. 특히 유아풀은 계절과 관계없이 따뜻한 물에서 이용할 수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고객의 이용이 많다. 물놀이를 위해 별도의 워터파크를 찾아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줄인 셈이다.
수영장과 인접한 약 2만5000㎡ 규모의 '기린캠프랜드'는 캠핑의 야외성을 살리면서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넓은 잔디광장 주변에 캠핑 데크와 캠프파이어 공간을 마련하고 각 데크에는 전용 샤워시설을 설치했다. 여러 이용객이 공용 샤워장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기존 캠핑장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캠핑장과 독채 숙박을 서로 다른 상품으로 분리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캠핑장 이용객은 수영장 등 리조트 부대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고 빌라 투숙객은 캠프파이어 등 캠핑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다. 텐트에서 숙박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아이와 캠핑을 경험하고 싶은 가족부터 캠핑과 리조트의 편의시설을 함께 원하는 고객까지 수요층을 넓히는 방식이다.
올여름 운영 중인 'Kylin Summer Passport(기린 서머 패스포트)'도 이 같은 시설을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묶기 위해 마련됐다. 야외수영장과 캠프파이어, 레스토랑 조식, 바비큐 등을 각각 미션으로 구성해 투숙객이 자연스럽게 리조트 곳곳을 이용하도록 했다. 일정 개수 이상의 미션을 완료하면 숙박권과 조식 쿠폰 등의 경품 추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별도의 대규모 시설을 추가하기보다 기존 시설 간 연계를 강화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숙박과 체험 사이의 빈 시간도 리조트 내부에서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피트니스는 24시간 운영하며 '레스토랑 그레인'에서는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조식 등을 제공한다. 객실의 개별 정원에서는 바비큐를 이용할 수 있어 식사부터 운동, 물놀이, 야외 체험까지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기린빌라리조트가 웰니스 휴양지로서 내세우는 또 다른 경쟁력은 한라산과의 접근성이다. 도심이나 해안 관광지와 거리가 있는 중산간 입지를 약점으로 두는 대신 성판악 탐방로 입구까지 차량으로 약 20분이라는 점을 하이킹 상품으로 연결했다.
'한라산 하이킹 패키지'는 오전 6시 리조트에서 성판악으로 이동한 뒤 산행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왕복 차량 서비스와 생수·간식 등으로 구성된다. 한라산 등반은 이른 시간 출발해야 하는 데다 장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숙소와 탐방로 사이의 이동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숲을 활용한 모닝 요가 등 중산간 자연환경과 연계한 웰니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밖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연령과 취향에 따라 일정을 달리할 수 있도록 관광·레저 제휴를 확대했다. 중장년층은 스프링데일CC와 팬텀CC를 제휴 특가로 이용할 수 있고 부모 세대와 함께라면 휴애리 자연생활공원과 상효원수목원 등을 할인된 가격에 방문할 수 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아르떼뮤지엄과 아르떼 키즈카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주민속촌은 온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고 윈드카트와 그랑블루 요트투어 등 액티비티도 할인 대상에 포함했다. 3대가 함께 여행하더라도 구성원별 취향에 맞춰 일정을 짤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이처럼 객실 밖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숙박시설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객실 컨디션과 가격, 관광지 접근성이 주요 경쟁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숙박 기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지고 있다. 가족 여행객에게는 여러 관광지를 오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숙박업체 입장에서는 투숙객의 체류시간과 부대시설 이용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텔·리조트업계의 경쟁이 객실을 넘어 체험 콘텐츠로 확대되는 가운데 기린빌라리조트는 도심이나 해안 관광지와 떨어진 중산간 입지를 오히려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넓은 부지와 숲을 독채 숙박과 수영, 캠핑에 활용하고 한라산과의 접근성을 하이킹 상품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을 더해 자연 속에서 휴식과 활동을 가족과 함께 즐기려는 웰니스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인경 기린빌라리조트 총지배인은 "최근에는 관광지를 여러 곳 둘러보기보다 한곳에 머물면서 충분히 쉬고 다양한 경험을 함께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한라산 중산간이라는 자연환경과 독채형 객실을 기반으로 가족 고객이 휴식과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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