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폴리펩타이드 그룹' 지분 100% 인수 GLP-1 펩타이드로 밸류에이션 한계 극복항체·mRNA·ADC 이어 고성장 동력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PolyPeptide Group)'을 인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2월까지 공개매수 등을 통해 폴리펩타이드그룹 지분 100%를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는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직접 밝힌 '펩타이드 생산 인프라 확보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상의 완성판이다.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약 2조7000억원(14억6000만스위스프랑)이다. 회사 측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 대주주 지분을 인수한 뒤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다. 인수 절차는 올해 12월말까지 최종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Ferring)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으로, 스위스 바르(Baar)에 본사를 두고 있다.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펩타이드 생산 시 필요한 액체 원료인 유기용매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조기술도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의약품 생산시설과 기술, 전문인력을 동시에 확보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바이오가 기존 항체의약품 및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에서 최근 고성장 중인 펩타이드 분야로 서비스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동시에 실현하게 됐다는 평가다.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수준의 항체 의약품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매분기 견조한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제한적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우상향함에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 것은 CDMO 사업 구조가 지닌 한계가 이유로 꼽힌다.
공장 가동률을 바탕으로 한 CDMO는 안정적인 캐시카우지만,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독자 모멘텀을 지닌 바이오텍이나 신약주처럼 폭발적인 가치평가 배수를 부여받기 어렵다. 결국 위탁제조업 디스카운트로 인해 실적은 안정적이지만 주가 상단은 닫혀 있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에 존 림 대표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펩타이드' 시장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펩타이드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질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2~50개 정도 짧게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을 의미하며,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비만‧당뇨 치료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의약품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체내 호르몬을 모방해 개발됐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만과 당뇨 영역을 넘어 항암제, 면역질환,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뇌질환 치료제 분야까지 펩타이드 파이프라인을 다각도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 mRNA, ADC에 이어 고성장 펩타이드 포트폴리오까지 완성하게 됐다.
특히 기존 캐시카우에 펩타이드 모멘텀을 결합함으로써 CDMO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어낼 것이란 전망이다.
존 림 대표는 "양사의 독보적인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고 우수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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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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