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삼성바이오, 2.7조에 폴리펩타이드 인수···펩타이드 CDMO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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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2.7조에 폴리펩타이드 인수···펩타이드 CDMO 본격 진출

등록 2026.07.20 08:17

이병현

  기자

글로벌 생산시설 및 R&D 역량 강화유럽·미국 등 주요 시장 지리적 입지 확대기존 CDMO 계약 안정적으로 승계

삼성바이오로직스-폴리펩타이드 그룹 CI.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로직스-폴리펩타이드 그룹 CI.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로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대응력과 글로벌 생산 거점을 동시에 강화한다.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2조7000억원(14억6000만스위스프랑)이다. 회사 측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 대주주 지분을 인수한 뒤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다. 인수 절차는 올해 12월말까지 최종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항체의약품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이던 CDMO 서비스 영역을 펩타이드 분야로 확대한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에 진입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항체의약품 대량생산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mRNA와 ADC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 2~50개가 짧은 사슬 형태로 연결된 물질이다.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며,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질병 치료에 활용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의약품이다.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체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해 개발됐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만과 당뇨를 넘어 항암제와 면역질환,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뇌질환 치료제로 펩타이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이다.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펩타이드 치료제와 관련해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의 생산 공정을 개발하는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2021년 스위스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펩타이드 전문 CDMO로서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펩타이드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액체 원료인 유기용매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제조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원료비를 절감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폐기물 배출을 줄여 친환경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생산시설과 제조기술, 숙련된 전문 인력을 한꺼번에 확보하게 된다. 유럽과 미국, 인도 등 주요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지리적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스웨덴 말뫼와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5개국에서 6개 생산 거점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전문 인력은 1500여 명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이 기존에 수행하던 CDMO 계약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승계한다. 이에 따라 인수 직후부터 기존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설계·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펩타이드 개발·생산기술을 결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향후 펩타이드 시장 확대에 맞춰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해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할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국제적인 수요 증가와 치료 적응증 확대에 힘입어 2035년께 최대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단일 질환 치료제 가운데 두드러진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생산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독보적인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고 우수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터 빌덴 폴리펩타이드 그룹 이사회 의장은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글로벌 선도 펩타이드 CDMO로서 축적된 기술력과 고객 중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역량과 운영 노하우가 결합되면 고객에게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사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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