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 이어 CJ까지···공정위, 2조원 '상표권 로열티' 정조준

산업 재계

한화 이어 CJ까지···공정위, 2조원 '상표권 로열티' 정조준

등록 2026.07.10 15:14

신지훈

  기자

총수일가 지분 높은 지주회사 수익 구조 주목브랜드 가치 아닌 사용료 적정성 핵심 쟁점대기업 브랜드 로열티 관행 변화 불가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에 이어 CJ그룹까지 현장조사에 착수하면서 대기업 지주사의 핵심 수익원인 '상표권 사용료(브랜드 로열티)'가 새로운 규제 대상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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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과 CJ그룹을 상대로 상표권 사용료(브랜드 로열티) 현장조사에 착수

상표권 사용료가 계열사 이익을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지주회사로 이전시키는 통로로 활용됐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

이번 조사가 다른 대기업집단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재계 촉각

숫자 읽기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표권 유상거래 규모 2조1529억원

2020년(1조3500억원) 대비 약 60% 증가

유상거래 기업집단 46곳에서 72곳으로 확대

LG(3545억원), SK(3109억원), 한화(1796억원), CJ(1347억원), 포스코(1317억원), 롯데(1277억원), GS(1042억원) 등 7개 그룹이 전체 거래액의 60% 이상 차지

자세히 읽기

공정위는 브랜드 사용료 자체가 아닌 '가격'에 초점

한화는 0.3%, CJ는 0.4%로 주요 그룹보다 높은 사용료율 적용

SK, LG, 롯데, GS, 포스코 등은 약 0.2% 수준

공정위는 사용료 산정 기준, 브랜드 가치 평가, 계열사별 편익, 내부 심의 절차 등 종합적으로 조사

'정상가격(Arm's Length Price)' 여부가 적법성 판단 기준

맥락 읽기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에서 상표권 사용료 수취 회사 중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회사가 전체의 81.8% 금액 수취

브랜드 가치는 계열사들이 함께 축적한 결과물이지만, 과실이 지주회사에 집중된다는 시민단체·학계 지적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와 상표 보호 등 지주회사 역할을 강조하며 정당한 대가라고 주장

향후 전망

공정위가 위법성 입증 시 상표권 사용료가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규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

명확한 위법성이 없더라도 주요 그룹들은 브랜드 사용료 산정 방식과 내부 심의 절차 전면 재점검 불가피

이번 조사가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관행과 지배구조 전반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

공정위가 살펴보는 것은 브랜드 사용료 자체가 아니다. 계열사 이익이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지주회사로 이전되는 구조로 활용됐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한화와 CJ를 넘어 SK·LG·롯데·GS 등 주요 대기업집단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한화그룹사진=한화그룹

연 2조원 오가는 '이름값'···공정위가 주목하는 이유

10일 재계에 따르면 상표권 사용료는 계열사가 그룹 명칭과 로고,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상표권 보유 회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신뢰와 기업 이미지를 담은 무형자산인 만큼 사용료를 받는 것 자체는 정상적인 거래다. 글로벌 기업들도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사용료를 주고받는다.

공정위가 주목하는 부분은 '사용료 산정 기준'이다.

브랜드는 공장이나 토지처럼 객관적인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아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계열사가 실제 브랜드 가치보다 높은 사용료를 지급하면 영업회사 이익이 지주회사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지주회사 지분을 총수일가가 많이 보유한 경우, 늘어난 배당과 기업가치 상승이 총수일가 이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가 상표권 거래를 단순한 브랜드 계약이 아니라 내부거래 관행의 문제로 바라보는 배경이다.

실제 시장 규모도 커졌다.

공정위의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표권 유상거래 규모는 2조1529억원으로 2020년보다 약 60% 증가했다. 거래 기업집단도 같은 기간 46곳에서 72곳으로 늘었다.

거래는 일부 그룹에 집중됐다. LG(3545억원), SK(3109억원), 한화(1796억원), CJ(1347억원), 포스코(1317억원), 롯데(1277억원), GS(1042억원) 등 7개 그룹이 전체 거래액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DB 공정거래위원회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공정거래위원회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왜 한화와 CJ였나···핵심은 '정상가격'

공정위는 지난달 한화그룹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최근 CJ그룹 본사에도 조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두 그룹은 주요 대기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상표권 사용료율을 적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SK·LG·롯데·GS·포스코 등이 순매출액의 약 0.2% 수준을 적용하는 반면 한화는 0.3%, CJ는 0.4%를 적용한다.

다만 사용료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 가치와 업종 특성, 계열사가 얻는 경제적 편익이 기업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확인하는 것은 높은 사용료율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있는지다. 브랜드 가치 평가 방식, 사용료 산정 기준, 계열사별 경제적 편익, 내부 심의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판단 기준은 '정상가격(Arm's Length Price)'이다.

독립된 기업 간 거래에서도 같은 조건이 적용됐을 가격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계열사라는 이유로 정상가격을 벗어난 거래가 이뤄졌다면 부당지원이나 사익편취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한화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도 논점이 있다. 보험사는 제조업과 매출 구조가 달라 보험료와 투자수익을 포함한 매출을 기준으로 사용료를 산정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져 왔다.

CJ 역시 공정위가 주목하는 사례다. CJ㈜는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로 1347억원을 수취했고, 이는 매출의 54.8% 수준이다. 총수일가 지분율도 44.9%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 같은 수익 구조가 실제 브랜드 가치와 관리 기능에 부합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삼성은 이번 논란의 직접적인 대상에서는 벗어나 있다. 삼성은 지주회사가 그룹 브랜드를 관리하며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보는 핵심이 지주회사와 총수일가로 연결되는 수익 구조인 만큼 규제 논리도 다르다.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오너 재산 증식 통로 논란···재계 전반으로 번질까

상표권 사용료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브랜드 가치'와 '총수일가 이익 이전' 사이의 경계다.

시민단체와 일부 학계는 브랜드가 특정 지주회사만의 자산이 아니라 계열사들이 오랜 기간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함께 만든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와 상표 보호, 글로벌 마케팅 등 지주회사의 역할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설명한다.

결국 쟁점은 사용료를 받는 것 자체가 아니라 얼마를 받는 것이 적정한가에 있다.

재계는 이번 조사가 다른 그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G·SK·롯데·GS·포스코 등도 대규모 상표권 사용료를 받고 있어 공정위 판단에 따라 주요 그룹의 내부거래 관리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기업집단에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총수 유무와 지배구조, 브랜드 관리 체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조사의 의미는 상표권 사용료를 없애자는 데 있지 않다. 브랜드는 분명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이다. 다만 가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무형자산인 만큼, 공정위는 사용료가 시장원칙에 맞게 산정됐는지, 계열사 이익을 특정 회사로 이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위법성을 입증할 경우 상표권 사용료는 일감 몰아주기에 이어 대기업 내부거래 규제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주요 그룹들은 브랜드 사용료 산정 방식과 내부 통제 절차를 다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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