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차 4대 중 1대 전기차···캐즘 지나 '주도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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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4대 중 1대 전기차···캐즘 지나 '주도권 전쟁'

등록 2026.07.10 15:13

권지용

  기자

독일차 밀어낸 전기 SUV테슬라 독주 흔드는 BYD현대차·기아 신차 승부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은 끝나가고 시장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독주에 BYD가 도전장을 내밀고, 현대자동차·기아도 신차 공세를 강화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주도권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까지 '수요 회복'이 과제였다면, 이제는 '시장 선점'이 승부처다.

10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85만3969대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9만8969대로 전체의 23.3%를 차지했다. 신차 4.3대 중 1대가 전기차였고, 6월에는 비중이 26.2%까지 높아졌다. 전기차 판매가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라 시장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전기차 시장은 2023년부터 캐즘에 빠졌다. 고금리와 충전 인프라 부족, 보조금 축소, 전기차 화재 우려 등이 겹치며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 계획을 줄이고 투자 시점을 늦췄다. "전기차 성장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고,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을 개선한 신차가 잇따라 출시됐다. 충전 인프라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도 낮아졌다.

업계는 아직 캐즘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시장이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데는 이견이 많지 않다.

BYD 오토 스타필드 안성 전시장 모습. 사진=BYD코리아BYD 오토 스타필드 안성 전시장 모습. 사진=BYD코리아

시장 변화는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테슬라는 상반기 5만614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1위를 지켰다. 특히 모델Y는 4만3361대가 팔리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1만1928대)와 BMW 5시리즈(1만1837대)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단순한 베스트셀링 모델의 등장을 넘어 시장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오랫동안 수입차 시장을 이끌던 독일 프리미엄 세단 대신 전기 SUV가 새로운 주력 차종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과 긴 주행거리, 공간 활용성이 소비자 선택의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시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회복된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기업은 BYD다.

BYD는 상반기 1만1675대를 판매하며 단숨에 수입 브랜드 상위권에 올라섔다. 돌핀과 씨라이언7, 아토3 등 다양한 전기차를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특히 의미 있는 변화는 경쟁 구도다. 과거에는 테슬라와 독일 브랜드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며 새로운 경쟁 축을 만들고 있다. 하반기에는 지커 등 중국 브랜드의 신차 출시도 예정돼 있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산 브랜드도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아 EV3는 상반기 1만8009대가 등록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이끌었고, EV5도 출시 효과를 내며 빠르게 판매를 늘렸다. 현대차 아이오닉5 역시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기아는 보급형부터 SUV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수요가 살아난 만큼 하반기에는 신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변수도 적지 않다. 충전요금 인상과 보조금 축소, 경기 둔화 가능성은 수요 회복의 걸림돌로 꼽힌다.

그럼에도 시장의 화두는 분명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는 캐즘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최대 과제였다면, 이제는 회복된 시장에서 누가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캐즘 탈출'보다 '주도권 경쟁'의 시대에 들어섰다. 테슬라가 지배력을 이어갈지, BYD가 판을 흔들지, 현대차·기아가 안방 수성에 성공할지가 하반기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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