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복상장 해법 '3%룰' 딜레마...기업도 주주도 "실효성 의문"

증권 IPO NW리포트

중복상장 해법 '3%룰' 딜레마...기업도 주주도 "실효성 의문"

등록 2026.07.09 17:06

문혜진

  기자

대주주 표 제한에 주총 대응 부담 확대물적분할 필수 동의·일반 자회사 심사 강화"MoM 방식으로 일반주주 의사 반영해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중복상장 규제의 핵심 장치로 제시된 3%룰을 두고 기업과 주주권 진영의 문제 제기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에는 주총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일반주주 또한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와 거래소는 지난 6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7일부터 공식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상장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중복상장은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공시 의무가 부과된다.

주주동의 요건은 자회사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물적분할 자회사는 상장 추진 때 주주동의가 필수다.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으면 주주보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동의를 받지 않으면 상장심사 과정에서 주주보호 수준을 엄격히 따진다. 주주동의 기준은 3% 초과 의결권 제한을 전제로 출석 주주 과반과 발행주식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이다.

대주주 표 묶이자 주총 대응 부담 확대


주주동의 기준에는 3%룰이 적용된다. 이 기준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합산 3%, 그 외 주주는 개별 3%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자회사 상장 안건에서 대주주 지분율의 영향이 줄어드는 동시에, 3% 초과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와 2대 주주도 보유 지분만큼 의결권을 행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회사 IPO 추진 과정에서 주총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다. 3%룰이 적용되면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아도 해당 안건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제한된다. 이 때문에 기업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를 상대로 별도 설득 작업을 벌이거나 위임장 확보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상장사 실무 현장에서는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3%룰에 따른 의결권 확보 우려가 존재해 왔다. 한 상장사 단체 관계자는 "감사위원 선임 때도 3%룰 때문에 회사들이 의결권 확보에 부담을 느꼈다"며 "대주주 지분이 많아도 의결권이 제한되면 결국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를 따로 모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위임장 수집 업체나 의결권 자문사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중복상장 주주동의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주총 대응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3%룰보다 MoM"···일반주주 의사 반영 요구


일반주주에게도 3%룰이 충분한 보호장치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주주동의 방식에 대해 3%룰이 아니라 일반주주 과반동의(MoM)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보호 의무를 부과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문제 삼는 지점은 3%룰이 지배주주뿐만 아니라 3% 이상 지분을 가진 다른 주주의 의결권도 함께 제한한다는 점이다. 중복상장 안건에서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쪽은 지배주주인데, 현행 방안은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처럼 지배주주가 아닌 주요 주주의 표결 영향력까지 줄이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특히 소액주주는 지분이 작고 이해관계가 분산돼 중복상장 구조를 직접 분석하거나 대응하기 어렵다. 이 회장은 "일정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와 주요 주주가 일반주주 전체의 이해를 대변해 감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의 과반 동의를 기준으로 삼는 MoM 방식이 중복상장 과정에서 이해상충이 없는 주주의 의사를 더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이 최종 시행되면 자회사 상장 여부는 기업별 주주보호 장치와 주주 소통 수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복상장 적합성은 모회사 이사회와 주주가 1차로 판단하고, 거래소가 그 판단을 존중하며 최종 심사하는 구조"라며 "심사 방식이 산업·섹터 단위의 일률적 기준이 아닌 개별 기업의 주주 보호 장치 구비와 주주 소통 수준을 평가하는 사례별 접근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