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가성비' 넘어 '상품성'···중국차 공세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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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넘어 '상품성'···중국차 공세 거세진다

등록 2026.07.07 15:28

권지용

  기자

지커 7X 초반 흥행, 고가 트림 소비자 몰려BYD, 테슬라·BMW·벤츠 잇는 빅4 체제 진입

지커 7X. 사진=지커코리아지커 7X. 사진=지커코리아

중국차의 공세가 달라졌다. '싼 차'라는 인식에 갇혔던 중국 전기차가 이제는 배터리 성능과 첨단 사양을 앞세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국내 첫 출시 모델 '7X'는 사전계약 한 달 만에 1000대를 넘어섰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소비자 선택이 고가 트림에 몰렸다는 점이다. 6000만원대 '울트라' 트림은 645마력 듀얼 모터와 100kWh 배터리, 에어 서스펜션을 갖춘 고성능 모델이다. 중상위 모델인 '맥스' 역시 1회 충전 주행거리 483㎞를 확보하며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내세운다.

업계에서는 지커의 흥행을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과거 중국차는 '싸지만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배터리 기술과 전동화 플랫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상품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커는 오히려 가격보다 성능과 고급 사양을 강조하고 있다. 오토도어, 냉온장고, 2열 전동식 선쉐이드 등 고급 편의장비를 적용하며 기존 수입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차의 대중 시장 공략은 BYD가 주도하고 있다. BYD는 2000만원대 전기차 '돌핀'을 시작으로 3000만~4000만원대 전기 SUV 라인업을 확대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씨라이언 6 DM-i'를 출시하며 전기차를 넘어 친환경차 시장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판매량은 성장세를 입증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4652대를 판매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월 판매량(1032대)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1만16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6대) 대비 800% 넘게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5월 3.46%에서 6월 12.22%로 급등했다. BYD는 토요타와 볼보를 제치고 수입 브랜드 판매 순위 4위까지 올라섰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 전시된 BYD 씨라이언6 DM-i. 사진=BYD코리아2026 부산모빌리티쇼에 전시된 BYD 씨라이언6 DM-i. 사진=BYD코리아

중국 브랜드의 약진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단순 가격 경쟁에서 배터리 성능과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 경쟁으로 이동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기술력을 경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테슬라와 BYD 등 글로벌 경쟁사에 대해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며 "중국은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소비자들의 기술 관심도도 높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독일·미국·한국 브랜드 중심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중국 업체까지 포함한 글로벌 경쟁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차는 더 이상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단계가 아니다"며 "배터리와 전기차 플랫폼, 제조 경쟁력을 앞세워 상품성을 높이고 있어 국내 업체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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