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거래대금 6조원대 급감, 중소형주 외면정부·금융당국 활성화 정책에도 투자심리 위축AI 인프라 투자와 소부장 상승 여력에 관심 집중
정부와 금융당국의 코스닥 시장 부양 노력에도 코스닥 지수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수급이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로 집중되며 중소형주 투자심리가 부진한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테마주 중심의 변동성 장세가 축소되고 이익 모멘텀을 확보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지수 방어의 핵심 대안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84포인트(1.87%) 내린 831.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연중 최저점 수준으로 하락했던 지수는 이날도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812.7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은 지수 하락과 함께 일일 거래대금 측면에서도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다. 이날 거래대금은 6조2765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날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6조원대까지 감소했다. 연초 25조원대를 상회했던 거래 규모가 반년 만에 급감한 수치다.
이러한 수급 가뭄 속에서 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개장 30주년을 맞아 시장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며 다양한 시장 활성화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의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해 불확실성을 덜어내고 상장사를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등으로 분류하는 승강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오는 3분기에는 6000억원 규모의 2차 국민참여형 성장펀드를 조성해 코스닥 벤처 생태계에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정책적 노력에도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다. 코스닥 상장사 전반의 펀더멘털 약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며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평가다.
수급 불균형의 주된 원인으로는 코스피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꼽힌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상승장이 연출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코스피로 집중됐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등 특정 테마 상품으로 수급이 쏠리며 코스닥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양상이다.
곽준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이 기대 수익률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코스피 시장 내 반도체 등 대형주로 집중되는 것은 합리적인 수급 이동의 결과"라며 "코스닥 체질 개선이나 승강제 도입과 같은 정책은 펀더멘털 강화와 부실기업 퇴출을 목적으로 하는 중장기적인 구조 개선 작업으로서 단기적인 지수 상승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곽 교수는 추가적인 단기 부양책과 관련해서는 "정책 자금 투입 등을 통한 인위적인 지수 부양은 정부 차원에서의 한계가 명확하다"며 "투자자들의 후속 매수세가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코스닥 중소형주의 동반 상승보다는 개별 종목 장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실적 가시성이 낮은 테마주 중심의 비중은 점차 축소되고 재무 건전성과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 위주로 투자 수요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상승 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른 전방 산업의 실적 호조가 중소형 부품·장비 공급사로 확산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주성엔지니어링과 피에스케이, 테스, 브이엠 등은 올해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대표 전공정 장비주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533.94%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반도체 세정 공정에서 사용되는 스트립 장비를 제조하는 피에스케이(338.48%)도 300%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외에 반도체 제조 장비 회사인 테스(225.48%)와 건식 식각장비 업체 브이엠(188.74%)도 100% 이상의 상승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상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주성엔지니어링과 피에스케이, 테스, 브이엠 등을 비롯해 지수 대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전공정 장비 업체들이 조정을 겪고 있다"며 "결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시켜주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이기에 이들 전공정 장비주를 비롯한 우량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견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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