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3개월 숙고' 박윤영의 처방전···KT의 'AX 컴퍼니' 청사진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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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숙고' 박윤영의 처방전···KT의 'AX 컴퍼니' 청사진 뜯어보니

등록 2026.07.07 17:11

정단비

  기자

18조 투자···AI 경쟁력 회복 승부수통신 본질 강화·신성장 동력 육성KT 인프라 활용한 AX 전략 차별화

박윤영 KT 대표이사가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풀만 앰베서더 이스트폴에서 열린 AX Platform Company 도약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박윤영 KT 대표이사가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풀만 앰베서더 이스트폴에서 열린 AX Platform Company 도약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컴퍼니'로의 전환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박 대표가 취임 후 전국 현장을 직접 돌며 3개월이라는 기간의 숙고 끝에 내린 처방전이다.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 중 리더십 공백을 겪으며 'AI 지각생'이라는 평가를 받은 KT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회사의 DNA를 AX 플랫폼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연간 매출의 60%를 웃도는 18조원 규모 투자 계획은 박 대표의 각오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KT 대표이사에 오른 박 대표는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박 대표는 이에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개월간 가다듬은 KT의 비전인 'AX 플랫폼 컴퍼니'로의 도약을 공개했다.

박 대표가 이번에 강조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통신업의 기본기를 다지고 신성장 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총 18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KT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28조2442억원)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규모를 투자하는 셈이다.

KT는 우선 통신업 본질 강화를 위해 정보보안·IT와 네트워크 분야에 3년간 총 약 12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신뢰하지 않고 항상 철저히 검증하라'는 제로 트러스트 원칙 아래 전사 보안 체계를 전면 재정의하고, 정보보안·IT 혁신에 과거 3개년 대비 2배 늘린 4조원의 재원을 쏟는다.

네트워크 품질을 개선하고 6세대 이동통신(6G), 위성, 데이터센터 상호연결(DCI) 등 미래 네트워크 핵심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해당 분야에는 8조원을 투자한다.

신성장 동력 카드로는 AX 인프라와 서비스 혁신,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꺼내들었다.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약 5조원을 투자해 총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하고, 1조원을 들여 해저케이블 용량을 90Tbps 이상 확대해 '아시아 AX 연결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또 금융·공공·제조·의료 등 산업별 기업 간거래(B2B) AX 서비스와 초개인화 기업 소비자 간거래(B2C) AX를 확대하고,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코인 등 신성장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이를 기반으로 아세안을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

이처럼 박 대표가 'AX 플랫폼 컴퍼니'를 선언한 데는 AI 시대라는 전환점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주도권을 쥐어 또 한 차례 도약하겠다는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기존의 통신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통신업계 전반의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 속 지난 6개월간의 '경영상 공백기'를 겪어야 했던 점도 박 대표가 초강수를 던진 요인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영섭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무단 소액결제 사태 책임론이 불거지자 지난해 11월 연임을 포기하기로 했다. 박 대표가 지난 3월 말 자리에 오르기까지 사실상 조타수가 부재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KT가 경쟁사들에 비해 AI 대응에 반박자 늦은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1분기 AI 관련 성적표에도 드러난다. 실제 올해 1분기 AI 관련 실적 비교시 SK텔레콤(이하 SKT)의 AI 데이터센터(AIDC) 매출은 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3% 늘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이하 LGU+)도 AI DC 매출이 114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반면 KT는 1분기 AI·IT 매출이 2742억원으로 전년보다 2.3% 감소해 홀로 역성장했다.

더구나 KT는 올해 2분기와 연간으로도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익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SKT가 5280억원, LGU+가 3067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56.1%, 0.7%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KT는 같은 기간 6135억원으로 전년대비 39.5%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SKT와 LGU+는 각각 영업이익 1조9097억원, 1조1140억원으로 전년보다 77.9%, 24.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KT만은 홀로 1년전보다 16% 줄어든 2조744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X 플랫폼 컴퍼니로의 전환을 통해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점은 박 대표가 내부 출신이라 KT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디지털 전환(DX)과 B2B 사업 전문가로 꼽힌다는 부분이다. KT가 민영화 이후에도 외풍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만큼 내부 출신 CEO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배경이다.

KT 안팎에서는 박 대표의 이번 전략이 기존 구현모 전 대표의 디지코·김 전 대표의 AICT 전략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위성·해저케이블·국사(인터넷 센터)·네트워크 등 KT가 보유한 인프라 경쟁력을 AI 시대에 맞게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박윤영 대표가 KT 내부 출신이자 엔터프라이즈·DX 사업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도 이번 전략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며 "조직 적응 기간이 짧고, B2B 고객 기반과 인프라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AX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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