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여부가 생산라인 유지 좌우공군 도입 120대, 향후 수출국 확대 예상성능개량, 국산 엔진 확보 과제로 부상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이 10년 넘는 체계개발을 마치고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개발 완료를 넘어 산업화 출발선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해외 수주 여부가 생산라인 유지와 산업 생태계 확대를 좌우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F-21 체계개발 사업은 최근 주요 개발 절차를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로 넘어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2015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시제기 제작과 비행시험, 각종 성능 검증을 거쳐 약 10년 6개월간 진행됐다.
체계개발 종료는 기술 확보 중심에서 생산·운영·수출로 사업 성격이 바뀌는 전환점이다. 개발 단계에서는 비행 성능과 무장 통합, 국산 AESA 레이더와 전자전 체계 등 핵심 기술 확보가 목표였다면, 양산 단계에서는 안정적인 생산 능력과 품질 관리, 후속 개량 체계 구축이 경쟁력이 된다. 이는 곧 사업이 상업화 단계로 넘어갔다는 의미인 셈이다.
전투기는 개발보다 양산 이후 사업기간이 훨씬 길다. 양산 이후 성능 개량과 부품 공급, 유지·보수·정비(MRO)가 지속되는 만큼 생산 체계의 안정성이 곧 사업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해외 고객 확보를 통해 생산량을 늘려야 단가를 낮추고 후속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실제 최근 방산 수출은 무기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MRO사업과 부품 공급, 교육훈련, 성능개량, 현지 생산까지 포함한 장기 사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KF-21 역시 전투기 한 기종이 아니라 국내 방산 공급망과 기술력을 함께 수출하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공군은 올해 하반기부터 2032년까지 KF-21 12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물량만으로는 생산라인 유지와 비용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KF-21 사업의 가장 큰 변수는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였다.
인도네시아는 사업 초기 공동 개발에 참여해 당초 총 개발비의 20%(1조6000억원)를 분담하기로 했으나, 장기간 분담금을 납부하지 못해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후 분담 구조 조정을 통해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사업 리스크를 상당 부분 완화한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인도네시아의 차기 구매 여부에 쏠리고 있다. 공동개발국의 실제 구매는 해외 시장에서 KF-21에 대한 신뢰도를 입증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대상국 확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잠재 시장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공군 전력 현대화 수요 속에서 가격 경쟁력과 운용 효율성을 앞세운 글로벌 중간급 전투기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KF-21 양산은 국내 방산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체 제작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중심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을 비롯한 수백 개 협력업체가 KF-21 생산 중심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양산이 확대될수록 부품과 소재, 항공전자 분야까지 연결되는 산업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기술 측면에서는 국산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전자전 체계, 항공전자 기술 등 핵심 장비 개발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수출이 확대될 경우 완성기뿐만 아니라 부품 공급과 정비, 후속 성능개량까지 국내 공급망이 함께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향후 차세대 항공 플랫폼과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과제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완전한 기술 자립을 위해 국산 전투기 엔진 확보는 숙제로 꼽힌다. KF-21은 국산 AESA 레이더와 전자전 체계 등 핵심 항전 장비를 자체 개발했지만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를 기반으로 면허 생산하고 있다. 국산화율은 65% 수준으로 알려졌다.
향후 개발될 블록Ⅱ 성능개량에서는 공대지 타격 능력 및 무장 통합 확대, 유·무인 복합체계와의 연계도 추진될 예정이다. 성능 개선이 지속돼야 해외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꾸준한 성능 개발도 후속 과제로 거론된다.
KF-21은 개발이라는 첫 관문을 넘어 시장에서 평가받는 단계에 진입했다. 국내 최초 독자 전투기 개발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KF-21의 실제 수출 성과는 국내 방산 공급망과 항공 산업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다음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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