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비트코인 비판론자이자 금 투자자로 알려진 피터 쉬프(Peter Schiff)가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이례적으로 암호화폐 업계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은행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강하게 반대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전통 은행과 본질적으로 다른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피터 쉬프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이먼 CEO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은행들이 예금보험 제도와 부분지급준비금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예금을 활용한 대출 과정에서 다양한 위험을 부담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고객 자산을 위험 자산에 대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터 쉬프는 "스테이블코인이 100% 달러 준비금으로 뒷받침되고 준비자산이 미국 국채에만 투자된다면, 해당 발행사는 은행이 아니다"라며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 활용성을 인정했다. 오랫동안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을 비판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제이미 다이먼 CEO는 이자를 지급하는 스테이블코인 상품이 사실상 은행 예금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발행사 역시 은행과 동일한 자본 규제 및 감독 체계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암호화폐 관련 입법 과정에서도 은행권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전달해 왔다.
이번 논쟁은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과 결제형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둘러싼 논의와 맞물려 있다.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고 감독 권한을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준비금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암호화폐 친화 성향으로 알려진 신시아 루미스는 최근 클래리티 법안이 상원 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본회의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이 디지털 자산 혁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까지 상원의 공식 표결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관련 법안 통과 여부를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예측시장에서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의 반발과 입법 절차 지연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문제를 넘어 전통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 산업 간 이해관계 충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암호화폐 회의론자인 피터 쉬프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독립적 지위를 옹호하고 나선 점은 향후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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