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형님 먼저 합의했다"···삼성바이오 노조, 협상 압박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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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먼저 합의했다"···삼성바이오 노조, 협상 압박 커질 듯

등록 2026.05.21 17:24

현정인

  기자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 서명하며 총파업 유보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전자 영향 크지 않을 것"협상 안건 복잡 및 파업 실시···갈등 장기화 가능성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가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캠퍼스 1게이트 1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가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캠퍼스 1게이트 1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유보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은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 결과가 그룹 계열사 전반의 노사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여전히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총파업 위기를 넘긴 삼성전자와 달리 이들의 갈등은 별개 흐름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성과급 관련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예정됐던 총파업은 유보됐으며,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가 진행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화 여부가 삼성 계열사 전반의 노사 분위기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임금·성과급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오다 창사 이후 첫 전면파업까지 진행한 상태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측은 자신들의 상황이 삼성전자와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삼성전자 총파업 유보가 내부 분위기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며, 협상 안건 자체가 달라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0%라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삼성전자 협상 결과가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안건 자체가 더 복잡한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요구사항은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재원으로의 성과급 배당 ▲1인당 격려금 3000만원 ▲3년 재직 시 자사주 보상 등이다. 동시에 채용, 승진, 징계, 포상, 배치전환 등 인사·제도 운영 전반은 물론 분할·합병·양도 등 경영권에 대해서도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전자 잠정합의안 도출에도 노조 내부 분위기 변화나 동요는 크지 않다"며 "오히려 삼성전자가 실제 총파업까지 가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의 상징성이나 영향력이 더 커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부연했다.

사업부별 이해관계 갈린 삼성전자···로직스는 결집 유지

업계 안팎에서는 사업 구조 측면에서 봤을 때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갈등은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이해관계와 실적 편차가 큰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특히 이번 총파업 과정에서는 일부 부문 노조가 불참 의사를 밝히며 내부 온도차도 나타났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일 사업 구조 성격이 강한 만큼 사업부별 이해관계 충돌이 크지 않은 편이다. 임금과 성과보상 체계, 인사 등에 대한 불만이 회사 한 방향으로 모이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수주 확대에 맞춰 생산시설 증설과 생산능력(CAPA) 확대를 이어오며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노조 측은 이 같은 성장 흐름과 비교해 임금과 성과보상 수준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대규모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를 지속해야 하는 만큼,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노조와 교섭을 통해 결과물이 나오는 선례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현재로선 회사 측이 적극적으로 타결하려는 분위기가 크지 않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 역시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갈등을 끝내려면 결국 대화는 해야 한다"면서도 "안건 진전 없이 형식적으로 만나는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앞으로도 노조,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협상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이 사실상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회사 측 설명이 일부 달랐다. 회사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9일 노동부 중재 아래 협의를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후 추가 준비를 거쳐 다시 논의하기로 하면서 20일 예정됐던 대화는 연기됐다. 다만 현재까지 차기 협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결국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이미 전면파업이라는 강수를 주고받은 만큼 단기간 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성과급 수준을 넘어 인사·경영권 관련 요구까지 쟁점이 확대된 점 역시 향후 협상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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