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 매장 정리, 핵심 거점 점포 집중매출 증가보다 영업이익 급증에 초점경영 효율화로 백화점 업계 패러다임 변화
롯데백화점이 지난 30여 년간 유지해온 '다점포 중심 외형 확장' 전략을 사실상 폐기하고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압축 경영' 체제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전국 주요 상권에 점포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던 기존 성공 공식을 접고, 수익성이 낮은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핵심 거점 점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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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매출 8723억원,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
영업이익 1912억원, 47.1% 급증
인천점 지난해 매출 8300억원, 2022년 대비 10% 이상 성장
정현석 대표 취임 후 미래전략본부 신설, 전 점포 이익 구조 점검
수도권 분당점 폐점 등 상징성보다 실리 중시
인천점, 잠실점 등 핵심 점포에 투자 집중, 리뉴얼 및 체류형 공간 확대
국내 백화점 업계가 다점포 확장 시대를 마감하고 소수 핵심 점포 중심의 효율 경쟁 시대로 전환
상징성보다 실제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 판단이 시험대에 오름
'정현석호' 내실 경영의 성과··· 1분기 영업이익 17.8% 급증
이 같은 전략 전환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912억원으로 47.1% 급증했다. 외형 성장보다 비용 효율화와 고수익 상품군 강화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략 전환의 중심에는 정현석 대표가 있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대표 직속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직접 본부장을 맡아 전 점포의 이익 구조를 점검하고 있다. 과거 유니클로(FRL코리아) 운영 당시 비효율 점포 정리와 거점 대형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이끌었던 경험이 이번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롯데백화점은 전임 경영진이 추진했던 복합몰 '타임빌라스' 전국 13개 출점 계획을 전면 재검토했고, 최근 발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관련 내용을 제외했다. 성장 중심의 확장 전략을 사실상 중단한 셈이다.
현장에서도 변화는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수도권 핵심 상권 중 하나였던 분당점 폐점을 결정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지방 중소형 점포가 아닌 수도권 백화점 영업을 종료한 것은 창사 이래 이례적인 조치로, 수익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징성보다 실리를 우선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가 '점포 수 경쟁'이라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질적 성장 단계로 진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핵심 거점 4대 점포에 자원 집중··· 인천점 연 매출 1조 원 가시권
새로운 전략의 핵심은 인천·부산·본점·잠실 등 4대 핵심 점포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다. 롯데는 2032년까지 이들 거점 점포를 지역 내 절대적 1위 점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중위권 점포 경쟁력이 약화된 만큼, 확실한 구매력을 가진 VIP 고객을 핵심 점포에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특히 인천점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약 3년에 걸친 리뉴얼을 통해 명품과 식품관을 강화하면서 럭셔리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지난해 매출은 8300억원으로 처음 8000억원을 돌파했다. 리뉴얼 과정에서 일부 영업이 중단됐음에도 2022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하며, 수도권 서부권 백화점 가운데 최초 기록이 될 전망이다.
잠실점 역시 대규모 개편을 통해 체류형 공간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60개 이상 매장을 새로 단장하고 연간 400여 차례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집객력을 끌어올렸다.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경험과 체류가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2030세대 유입이 뚜렷하게 늘었다는 평가다.
영등포점 재계약 '신중론'··· 역사적 상징성보다 수익 지표가 우선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권 확장성이 큰 거점 점포일수록 지속적인 리뉴얼을 통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인천과 잠실처럼 상권 수요가 명확한 지역에는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반면 수익성이 낮은 점포에 대해서는 기준이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 영등포점은 대표적인 사례다. 국가철도공단이 임차료를 기존 대비 10% 낮춘 258억3000만원으로 제시하며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롯데는 3차 입찰까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시장 점유율과 상징성을 고려해 점포를 사수하던 기조와는 뚜렷한 차이다.
영등포점의 매출은 2019년 4671억원에서 2021년 '더현대 서울' 개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3146억원까지 줄었다. 30% 이상 매출이 감소하는 동안 고정비 부담은 오히려 커졌고, 노후화에 따른 리뉴얼 비용까지 감안하면 현재의 임차료 조건에서도 수익 확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내부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모든 점포의 손익 구조를 재점검하고 있으며, '미래전략본부'를 통해 투자 타당성 검토를 강화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올해 VCM에서 "이미 진행 중인 사업도 재검토하라"고 주문한 것과 맞물리며 그룹 전반의 수익성 중심 기조가 반영된 흐름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의 변화는 국내 백화점 산업이 다점포 확장 시대를 끝내고 소수 핵심 점포 중심의 효율 경쟁 시대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며 "영등포점과 같은 사례는 과거의 기준을 버리고 실제 수익성을 기준으로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타임빌라스 송도·수성 등 사업성이 검증된 프로젝트에만 선택적으로 투자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상징성과 무관하게 구조조정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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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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