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희석 논란' 루닛 유증 청약률 104%···혹평에도 주주들은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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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석 논란' 루닛 유증 청약률 104%···혹평에도 주주들은 '동참'

등록 2026.04.27 17:17

현정인

  기자

구주주 청약률 104.7% 기록하며 배정 물량 전량 소화지난 1월 말 시가총액 20%에 달하는 유상증자 발표2024년 볼파라 인수서 발생한 CB 풋옵션 대응 목적

그래픽=홍연택 기자(제미나이 활용)그래픽=홍연택 기자(제미나이 활용)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초과청약으로 마무리됐다. 유상증자 추진 당시 '주주 부담' 논란이 제기됐던 것과 달리 실제 청약에서는 기존 주주 참여가 이어지는 등 초기 우려와 다른 흐름을 보여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최근 진행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에서 구주주 청약률 104.7%를 기록했다. 발행 예정 주식 수를 웃도는 청약이 접수되면서 배정 물량이 전량 소화된 데 이어 초과청약까지 이뤄진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1월 말 약 2500억원 규모로 처음 발표됐으나, 이후 확정 발행가가 낮아지면서 실제 조달 규모는 약 2115억원으로 축소됐다. 당시 시가총액의 약 20%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조달과 주주배정 방식이 맞물리며 기존 주주에 대한 부담 전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이 불가피한 구조인 만큼 주가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랐다.

특히 회사가 2024년 5월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의 풋옵션 대응을 주요 목적으로 제시하면서 재무 리스크를 주주 자금으로 해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시장에는 희석 부담에도 불구하고 재무 리스크 해소 필요성과 사업 성장 기대가 맞물리며 주주 참여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 희석이 불가피한 반면, 참여 시에는 추가 자금 투입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차선의 선택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루닛 경영진의 신주인수권 인수 등을 통해 총 3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유상증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닛 측은 증자 결정이 전환사채(CB) 풋옵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시 1715억원 규모로 발행된 해당 사채는 풋옵션 행사 시 단기간 대규모 현금 유출 가능성이 제기돼 재무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도 함께 거론됐다. 루닛은 기술성장특례 상장 기업으로 관련 요건 적용이 2024년까지 유예됐으나, 지난해부터는 요건을 적용받게 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법차손 비율은 2024년 자기자본 대비 50%를 넘겼다가 2025년에는 약 34% 수준으로 낮아지며 완화된 상태다. 다만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기자본이 감소할 경우 다시 기준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 확충 필요성이 뒤따랐다.

루닛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약 2115억원 가운데 1377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737억원은 운영자금으로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 채무상환자금은 전환사채 풋옵션 대응에 투입되며, 나머지 자금은 연구개발(R&D)과 해외 사업 확장에 활용된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당초보다 흑자 전환 시점을 앞당겨 올해 말 EBITDA 기준 흑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루닛은 지난해 매출 약 83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도 약 831억원 수준으로 여전히 적자 상태다. 2024년 매출 542억원, 영업손실 679억원과 비교하면 외형은 확대됐지만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루닛의 연구개발은 암 진단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와 암 치료 영역의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사이트'는 의료영상 기반 암 진단 보조 솔루션으로 병변 탐지와 판독 효율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스코프'는 병리 이미지를 활용해 바이오마커의 발현율을 정량화하고, 항암제 반응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회사는 딥러닝 모델 고도화와 함께 데이터 처리, 병렬·분산 학습, 자동 제품화 등 플랫폼 기술 개발을 병행하며, 영상 진단을 넘어 치료 의사결정 영역으로 의료 AI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확보된 자금 역시 이러한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한편 루닛은 유상증자와 함께 1대1 무상증자를 병행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참여 시 무상증자를 통해 추가 주식을 받을 수 있어 체감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장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 리스크 해소라는 명분과 주주 희석이라는 부담이 맞물린 가운데, 기존 주주들이 후자를 감수하고 참여를 선택한 사례로 해석된다. 다만 신주 상장과 무상증자에 따른 유통 주식 수 증가로 단기 수급 부담은 남아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올해 말 EBITDA 기준 흑자를 반드시 달성하고, 글로벌 의료AI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서 주주가치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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