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장인화 '7000명 직고용' 결단···새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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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7000명 직고용' 결단···새 과제는

등록 2026.04.09 17:42

김제영

  기자

포스코, 조업 협력사 직원 7000명 직고용 결정산업재해 근절vs인건비·조직 갈등 리스크 부담기업별 온도차···산업계 인력 구조 전환 '신호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포스코그룹이 '협력 근로자 7000명 직고용'이라는 승부수로 15년간의 노사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파격 결단을 내렸다. 위험의 외주화 근절과 안전관리 혁신을 추진하며 하도급 문제의 근본을 개선하겠다는 장인화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비용 구조와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새로운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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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포스코그룹이 협력 근로자 7000명 직고용을 결정

15년간 이어진 노사갈등과 소송에 마침표

안전관리 혁신과 하도급 구조 개선 의지 반영

배경은

장인화 회장, 산업재해 근절과 안전 강화 강조

2011년부터 하청노조와 불법 파견 소송 8차례 패소

2022년 대법원, 하청 근로자 직접 고용 판결

숫자 읽기

포스코 임직원 약 2만명, 이번에 7000명 추가 직고용

현대제철도 4500명 자회사 전환, 동국홀딩스 900명 직접 고용

포스코, 20여 건 하청 관련 소송 진행 중

주목해야 할 것

직고용으로 노사 리스크와 소송 부담 완화 기대

고정 인건비 증가, 조직 내 갈등 가능성 우려

생산성·업무 효율성 향상 기대와 경직 우려 공존

향후 전망

포스코 사례가 철강업 전체로 확산될지는 미지수

업황 변동성·대규모 인건비 부담이 확산의 걸림돌

장 회장 리더십 아래 결과에 따라 평가 엇갈릴 전망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포스코는 24시간 가동되는 제철공정의 특성상 직영과 협력사가 함께 근무하는 원·하청 구조로 관련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번 조치는 안전관리 혁신의 일환으로 장인화 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 회장은 그룹 내 근로자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해 8월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 TF를 출범하고, 산업재해를 근절하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2011년부터 15년간 이어온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포스코는 현재 하청노조와 불법 파견 여부를 다투는 소송 약 20여 건을 진행 중인데, 2011년 처음 소송이 제기된 이후 8차례에 걸쳐 패소하며 노사 리스크를 앓아왔다.

앞서 포스코는 2022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으로부터 하청업체 근로자 55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장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언급하며 "직군 차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당사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방향성을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24시간 가동되는 제철소 특성상 조업과 밀접한 지원 업무는 상시 인력이 필요하다. 작업 방식과 공정 연계성을 고려해 직고용 대상으로 포함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장기 소송과 안전 리스크를 동시에 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본다.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등으로 안전 책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소송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미 소송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일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두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특히 현 정부의 정책 기조도 반영된 흐름으로 보인다. 중대재해 예방과 하도급 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정책 환경 속에서 선제적으로 노사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직고용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변동비 성격의 외주비용이 고정 인건비로 전환되면서 업황 변동에 따른 비용 대응 여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는 이번 직고용 직무와 관련한 임금 체계나 인건비 규모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이번 직고용 직무와 관련해 "임금 체계는 직무 가치 등을 고려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직 내부 갈등 가능성도 변수다. 기존 정규직과 전환 인력 간 직군과 임금 체계 차이와 처우 차등에 대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현장의 근무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나, 기존 협력사를 그대로 직고용하는 방식은 내부 직원이나 신규 채용 기회를 기대하던 인력에 허탈감을 줄 수 있다"며 "보상 체계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고용 인력에 대한 생산성 효과를 두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지휘체계 일원화와 숙련 인력 축적, 안전 관리 체계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인력 운영이 경직되면서 오히려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포스코의 직고용 여파는 국내 산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하청 하도급 리스크를 둘러싼 해법은 기업별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2021년 자회사를 설립해 약 4500명의 협력사 인력을 흡수했으나 여전히 일부 협력사와는 소송 중에 있다. 올해 초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내 하청 노동자 1213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은 바 있으며, 이에 따른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동국홀딩스는 협력사 직고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앞서 2024년 동국제강·동국씨엠은 사내하청 근로자 900여 명을 직접 고용했으며, 약 6개월에 걸친 노사 협의를 통해 임금과 근로조건을 조율하고 최종 협의한 바 있다. 그 결과 동국홀딩스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도 3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지출이 증가하는 건 사실이다. 다만 직고용 이후 조직 일체감과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고 노사 관계도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정성적인 측면에서 생산성 향상과 위기 대응 역량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이번 조치가 상징성은 크지만 전면적인 확산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철강업 특성상 대규모 고정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기 쉽지 않은 데다, 업황 변동성이 큰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직고용 승부수가 철강업 전반의 인력 구조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장인화 회장이 안전과 노사 문제를 핵심 경영 과제로 내세운 만큼, 이번 결단의 성과가 하도급 문제 개선 및 안전 리스크 최소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1만7000여명 규모의 회사가 7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결정은 쉽지 않은 결단"이라며 "협력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안전관리 체계를 혁신하며 그동안의 소송 리스크를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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