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7000선대로 내려앉은 코스피···'1만피' 퍼즐 다시 맞춘다

증권 투자전략

7000선대로 내려앉은 코스피···'1만피' 퍼즐 다시 맞춘다

등록 2026.07.11 08:12

박경보

  기자

반도체 조정·수급 충격에 '1만피' 기대 후퇴실적 전망 견조·저평가 매력···"기술적 조정" 증권가 "변동성 활용해 주도주 분할매수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코스피가 지난달 장중 9300선까지 치솟으며 '1만피' 기대감을 키웠지만 불과 20여일 만에 7000선대로 밀려났다. 다만 증권가는 기업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며 하반기 증시의 향방은 기업 실적과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가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 7291.9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 장중 기록한 9385.59와 비교하면 22.3% 하락한 수준이다. 다만 다음날인 10일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과 미국 반도체주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장중 770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연초 이후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국내 증시는 최근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고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 단일종목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수급 충격까지 겹치며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단기간에 낙폭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1만피' 기대보다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증권가는 이번 조정을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추세적 하락이 아닌 수급 요인이 키운 기술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에도 기업 이익 전망은 오히려 상향 조정되고 있어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배경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매매를 꼽았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ETF 운용사가 기초자산을 추가 매도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순자산은 6월 중순 17조4000억원에서 최근 13조원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변화에 따른 추가 매매는 줄었지만 절대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만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한 달간 각각 5.3%, 0.9% 상향 조정됐고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2배까지 낮아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PER도 8.3배로 과거 평균인 10.3배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하고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보다는 확산을 대비해야 한다"며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반도체, IT하드웨어, 증권, 화장품, 유통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가는 하반기 코스피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로 여전히 AI 투자 사이클을 꼽고 있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원동력이 AI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었던 만큼 이 흐름이 이어지는지가 반등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이달부터 시작되는 미국 빅테크들의 2분기 실적 발표는 단순한 실적 시즌을 넘어 AI 투자 지속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 예정된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는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글로벌 AI 투자 확대 여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다. AI 투자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이어질 경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 속도가 늦춰지면 국내 증시 역시 다시 한번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수급도 증시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는 환율 안정과 함께 외국인 매수세가 회복돼야 코스피도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소 완화되고 미국 물가 상승률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은 위험자산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코스피를 둘러싼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일본 장기금리 상승과 중동 변수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어서다. 증권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수급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단기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종으로의 자금 쏠림이 다시 확대되거나 미국 기준금리와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코스피 반등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 비중이 많은 투자자들은 버티는 구간이고 현금 비중이 많은 투자자들은 코스피 1만 시대 진입에 대비해 주도주 분할매수, 매집을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변동성을 활용한 매수 전략이 필요하며, 실적 개선과 금융시장 안정에 근거한 7·8월 강세 전망과 3분기 중 올해 목표지수 1만1500포인트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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