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더 높아진 대출 문턱···은행권 "대출 성장보단 현상 유지·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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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아진 대출 문턱···은행권 "대출 성장보단 현상 유지·리스크 관리"

등록 2026.04.01 16:05

문성주

  기자

가계대출 총량 1.5% 제한···은행 영업 제동 걸려주담대 금리 7% 돌파 눈앞···실수요자 한숨 커다주택자 대출 연장 전면금지···시장 매물 촉각

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

금융당국이 17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1.5%로 묶는 고강도의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놓았다. 유례없이 강력한 규제책이 전격 발표되면서 은행권은 당혹감 속에서 향후 여신 영업과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이번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가계부채 총량관리 강화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제한 ▲대출규제 위반 집중 점검 및 제도개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에 대한 대출규제 적용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번 방안으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가 1.5%로 설정되면서 은행들의 여신 영업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이는 지난해보다 대출 여력이 크게 줄어든 수치로, 은행들은 당장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파이를 극도로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사실상 여신 영업이 '자산 확대'에서 '현상 유지 및 리스크 관리'로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산 확대를 통한 이자 수익 창출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앞으로는 신규 대출 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되고 우량 차주 위주의 제한적인 영업 위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안으로 대출이 필요한 사람 가운데 일부 수요자들은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대출금리 자체가 높아지고 있어 신규 고객 유입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국이 작년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꾸준히 언급해온 만큼 은행권 역시 총량 목표를 관리해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7%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이번 대책으로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금리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 총량이 1.5%로 꽉 묶인 상황에서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은행이 쓸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카드가 금리 인상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총량 규제 하에서는 공급이 제한되므로 수요 억제를 위해 고금리를 유지할 유인이 크다"며 "실질 이자 부담은 7% 선을 훌쩍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한 핀셋 규제 정도를 예상했지만 실제 방안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방안은 17일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대출 연장 금지 조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총량 관리는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기존 차주들의 상환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만기 연장 불허까지 건드릴 줄은 몰랐다"며 "사실상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아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대출만기 연장 제한이 불러올 파급 효과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당장 현금 융통이 어려운 다주택자들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급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세입자 보호를 위한 예외 조항이 있지만 임대인들의 자금 압박이 전반적으로 심화되면서 전세금 반환 지연이나 전세가 상승 등 세입자들에게 간접적인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은 이러한 차주들의 부실 위험이 금융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운선 한성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이 되지 않으면 대출 상환 부담에 전세금 반환 문제까지 겹치게 된다"며 "다주택자의 압박이 너무 커 오히려 유동성 함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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