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로켓배송 너머의 전쟁···AI가 다시 쓰는 물류 경쟁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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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 너머의 전쟁···AI가 다시 쓰는 물류 경쟁 공식

등록 2026.03.30 11:02

조효정

  기자

배송 속도와 운영 비용 잡는 AI 물류 기술재고 효율과 배송 정확성, 인공지능이 좌우물류 경쟁력, 데이터 기반 정밀 운영이 새로운 기준

아시시 수리야반시 쿠팡Inc 엔지니어링 부사장/사진=쿠팡Inc 제공아시시 수리야반시 쿠팡Inc 엔지니어링 부사장/사진=쿠팡Inc 제공

유통업계의 인공지능(AI) 경쟁이 물류 영역으로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 배송 속도와 재고 효율, 운영 비용을 좌우하는 물류 체계에 AI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물류 운영 고도화와 인프라 구축을 앞세워 AI 기반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고객 서비스 개선을 넘어 물류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속도'를 다시 설계하는 쿠팡···AI로 완성되는 로켓배송



쿠팡의 AI 전략은 이미 구축한 물류망을 더 정밀하게 다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쿠팡In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콘퍼런스 & 엑스포'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팩토리'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자체 AI 전용 클라우드인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와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팅 플랫폼을 결합해 AI 모델 개발과 운영 적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물류센터 운영 전반에 적용된다. 상품 입고 단계에서부터 최적의 보관 위치가 결정되고, 주문이 발생하면 피킹 동선과 적재 방식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배송 단계에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로가 조정된다. 기존에는 경험과 인력에 의존했던 판단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대체하는 구조다.

쿠팡은 CIC 기반 AI 도입 이후 물류센터 스케줄링과 적재 효율이 개선됐고 GPU 활용률도 65%에서 95%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시스템 효율이 아니라 물류 처리 속도와 비용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 지표다.

결국 쿠팡에게 AI는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기존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다. 로켓배송의 핵심인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운영 비용까지 낮추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행사 협약식 사진. 협약식에는 이오안니스 안톤글루(왼쪽부터)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TO,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사장)이 참석했다. /사진제공=신세계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행사 협약식 사진. 협약식에는 이오안니스 안톤글루(왼쪽부터)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TO,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사장)이 참석했다. /사진제공=신세계

'물류의 두뇌'를 짓는 신세계···데이터센터로 재편되는 유통


신세계그룹은 물류 운영을 바꿀 '기반'부터 새로 구축하는 접근을 택했다.

신세계는 미국 AI 스타트업 리플렉션 AI와 협력해 국내 최대 규모인 250메가와트(M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AI 수출 프로그램'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협약식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참석해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연산 시설이 아니라 유통 전반의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스택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동시에 그룹 내부 물류와 유통 운영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데이터 주권'을 전제로 한 AI 물류 체계다. 리플렉션 AI가 개발하는 오픈 웨이트 모델은 기업이 데이터를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통제하면서 AI를 운영할 수 있는 구조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재고, 주문, 배송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고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이 전략은 단순히 효율 개선을 넘어 물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고객이 상품을 선택하는 순간 AI가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 위치를 조정하며, 동시에 최적의 배송 경로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주문과 재고, 물류가 분리된 단계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신세계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의 데이터를 결합해 물류 정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마트, SSG닷컴 등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최소화하면서도 판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구조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유통기업의 플랫폼화'로 해석한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물류 흐름을 설계하는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다만 대규모 투자와 전력 확보, 인허가 등 과제가 남아 있어 실제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류 경쟁의 기준 변화···속도에서 '정확도'로


쿠팡과 신세계의 전략은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방향을 보여준다. 물류 경쟁의 기준이 단순 속도에서 정밀한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더 빠른 배송과 더 많은 상품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오류를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재고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 물류 흐름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 경쟁 무대가 매장과 상품 진열대에서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제는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얼마나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켓배송을 넘어선 다음 단계의 물류 경쟁은 이미 시작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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