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미쉐린 서울·부산 10년, 한식 중심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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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서울·부산 10년, 한식 중심 '재편'

등록 2026.03.06 13:37

양미정

  기자

전통 조리법 현대적 재해석, 파인다이닝 혁신지속가능성·사회적 가치 등 평가범위 확장

5일 부산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6' 행사에서 수상 셰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쉐린 가이드5일 부산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6' 행사에서 수상 셰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쉐린 가이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발간 10주년을 맞아 한국 미식 시장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프렌치와 일식이 주도하던 파인다이닝 시장에서 최근에는 전통 식재료와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식 기반 레스토랑이 핵심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 집중됐던 미식 시장이 지역으로 확장되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6' 레스토랑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 발간 10주년을 맞은 이번 에디션에는 총 233개 레스토랑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 178곳, 부산 55곳이다. 이 가운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은 46곳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요리를 제공하는 '빕 구르망'에는 서울과 부산을 합쳐 71곳이 선정됐다.

이번 발표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한식을 기반으로 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약진이다. 최고 등급인 3스타에는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전통 장류와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창의적 요리로 평가받는 이 레스토랑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2스타를 유지하다 지난해 3스타로 승급했다. 한식 기반 파인다이닝이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미식 시장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번 에디션을 통해 한국 미식 시장의 성장과 성숙도도 강조했다. 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다이닝은 양적·질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며 "서울은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미식 수도로 자리 잡았고 부산은 지역적 특성과 요리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미식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미식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통 한식의 지속성과 성숙도"라며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높은 숙련도와 장인정신이 담겨 있다"고 했다.

실제로 국내 파인다이닝 시장에서는 전통 식재료에 글로벌 요리 기법을 접목한 '한식 기반 창의 요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장류와 발효 식재료, 제철 농산물 등을 활용해 전통의 맛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이 미쉐린 평가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미식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띈다. 그동안 서울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미쉐린 생태계가 부산까지 확대되면서 지역 미식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부산 에디션이 처음 발표된 이후 부산에서도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속가능성과 서비스 역량 등 다양한 요소가 평가에 포함된 점도 특징이다. 환경과 지역 사회를 고려한 운영을 평가하는 '미쉐린 그린 스타'와 함께 소믈리에·서비스·영 셰프 등 스페셜 어워드가 발표되면서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기준이 음식 자체를 넘어 미식 문화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간 10년이 한국 미식 시장의 구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국 셰프들이 전통 식재료와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한식 파인다이닝이 글로벌 미식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쉐린 가이드 10년을 계기로 한식 중심의 미식 생태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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