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블랙록이 점찍은 코스닥 바이오···HLB '간암 신약' 기대감 재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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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이 점찍은 코스닥 바이오···HLB '간암 신약' 기대감 재부각

등록 2026.03.04 17:09

이병현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코스닥 바이오 투자 확대리보세라닙 병용요법 FDA 심사 재도전지배구조·ESG 개선 여부 시장 주목

그래픽=박혜수 기자(나노바나나 활용)그래픽=박혜수 기자(나노바나나 활용)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코스닥 바이오 기업 HLB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HLB가 '리보세라닙'을 비롯한 핵심 신약의 허가 심사에 신경을 쏟는 가운데 글로벌 패시브 운용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배경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HLB 주식 666만4921주(5.01%)를 매입했다.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다. 관련 공시엔 여러 펀드·고객 계정에 분산돼 있으며, 단독으로 5% 이상을 보유한 개별 펀드(또는 고객)는 없다는 취지의 설명이 담겼다.

시장에서는 블랙록의 투자가 HLB의 신약 허가와 맞물린 시점에 이뤄졌다는 데 주목한다. HLB는 핵심 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rivoceranib)의 캄렐리주맙(camrelizumab) 병용요법에 대해 미국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다시 제출했고, FDA는 이를 받아들였다. 목표 심사기한(PDUFA)은 2026년 7월 23일이다. 회사는 지난 1월 간암 병용요법에 이어 담관암 치료제(리라푸그라티닙)도 NDA를 제출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허가전에 나선 상태다.

앞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FDA 허가 도전이 두 차례 좌절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심사 결과가 기업가치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패시브 투자자 블랙록, ESG 활동 나설까?


블랙록은 ETF·인덱스 자금 비중이 큰 대표적인 글로벌 패시브 운용사로, 운용자산(AUM)은 2025년 말 기준 14조400만달러(약 2경원) 수준이다. 블랙록은 통상 적대적 M&A처럼 경영권을 직접 흔드는 방식은 취하지 않는다. 다만 '투자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을 내세워 주총 의결권과 경영진 대화(서한·미팅)로 장기 가치 훼손 요인을 짚는 방식에 적극적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 평가다.

대표적 사례가 2021년 엑슨모빌(ExxonMobil) 주총이다. 당시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Engine No.1)'이 기후 리스크 대응과 전략 전환을 요구하며 이사 후보를 제안했고, 블랙록은 엑슨 2대 주주(지분 6.7%)로서 엔진넘버원이 추천한 후보 3명에 찬성표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엔진넘버원 측 후보가 이사회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거론된다. 2020년 블랙록은 한국전력(KEPCO)의 베트남·인도네시아 석탄발전 투자 추진과 관련해 서한을 통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석탄 프로젝트의 재무·ESG 리스크를 문제 삼아 전략적 근거를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이어 같은 해 인도 비사카파트남 LG폴리머스 공장 유독가스(스티렌) 누출 사고 이후에도 LG화학 측에 사고 원인·경영진 대응 현황·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ESG 활동에 나선 바 있다.

현재 블랙록은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후 ESG 관련 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연례 서한에서는 ESG 관련 표현이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미국 내 보수 정치권에서 반(反) ESG 정서가 커지며 목소리를 낮추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ESG 관련 기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스튜어드십의 큰 틀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향후 HLB 측 공시·지배구조·주주 커뮤니케이션 전반의 기준선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HLB, 남은 숙제는


HLB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기준 종합 ESG 등급 C로 좋지 못한 ESG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D등급을 받아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재무 건전성 이슈도 남아있다. HLB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손실 1070억원, 순손실 2416억원을 기록해 적자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중장기 성장동력으로는 HLB파나진의 PNA(인공핵산) 기반 AOC(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 플랫폼이 부각된다. HLB는 AOC를 듀센 근이영양증(DMD) 등으로 확장 가능한 차세대 모달리티로 제시하며 '포스트 리보세라닙' 파이프라인도 키우는 전략을 병행 중이다.

실제로 진양곤 의장은 올해 들어 HLB파나진 주식을 연달아 매입하며 보유주식을 약 30만주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HLB 관계자는 "블랙록이 HLB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매입한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주주제안을 하는 기업은 아니기에 아마 그 부분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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