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신동국 "징계·조사 개입 없어"···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 "경영권과 무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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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징계·조사 개입 없어"···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 "경영권과 무관"(종합)

등록 2026.02.24 16:10

수정 2026.02.24 16:13

이병현

  기자

성비위 임원 인사 개입 강력 부정4자 연합 유지 강조···지분 확대 의미 해석 절제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최근 벌어진 사내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논란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한미약품그룹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최근 벌어진 사내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논란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을 둘러싼 경영개입 논란과 성 비위 임원 처리 의혹에 대해 "조사나 징계를 방해하거나 압력을 넣은 적이 전혀 없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존중하고 지지해 왔다"고 해명했다.

24일 오후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 중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최근 '경영 간섭'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으로 나를 몰아넣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미사이언스 일부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임원 인사에 관여한 적이 전혀 없고, 그분들도 나를 잘 모르고 나도 그분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경영인은 회사의 주인이 아니고 주인은 주주와 임직원"이라며 "대주주로서 전문경영인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했는데, 대주주 개인이 아닌 전체 주주 이익을 위한 관심을 경영 간섭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간담회 시작 전부터 현장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러 언론사가 취재에 참여하며 사전 사진 촬영이 길게 이어졌고, 신 회장은 "사진은 익숙지 않다"며 진행을 조율하기도 했다. 이후 변호인단이 녹취 경위와 시간대를 설명한 뒤 신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밝혔다.

"박재현이 연임 부탁하러 예고 없이 들어와···녹취는 그때"


이날 쟁점이 된 녹취와 관련해 신 회장 측은 "문제의 대화는 징계 절차 진행 중이 아니라, 해당 임원이 이미 사표를 내고 회사에서 정리까지 마친 뒤 이뤄진 면담"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약속도 없이 (한미약품 본사 사무실에) 들어와 연임을 부탁했고, 나는 녹음기를 들고 온 줄도 몰랐다"며 "주가도 오르고 했으니 연임을 시켜달라, 그 정도 취지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시 나는 사건의 구체적 내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한 상태였고, 관여한 적도 없다"며 "신문 보도를 보고 심각성을 확인한 뒤 '그 정도였으면 즉시 해고가 원칙'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녹취 속 표현이 적절치 않았을 수 있다. 반성했다"고도 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공개한 녹취에 대해 신 회장 측은 "조사·징계를 막기 위해 대표를 불러 압박한 것처럼 편집돼 전달됐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사건 신고가 12월 말 접수된 뒤 피해자·목격자·가해자 조사와 징계위원회가 진행됐고, 해당 임원이 사표를 낸 뒤에야 2월 초 면담이 이뤄졌다는 흐름을 제시했다. 징계 위원회 역시 신 회장이 추천한 임원은 한 명으로 나머지는 신 회장 측과 무관한 사람으로 구성돼 압박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도 덧붙였다.

신 회장은 "나는 인사위원회 개최 시점, 절차, 날짜를 전혀 몰랐고 누구에게도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피켓 시위? 재발방지는 이사회에서 요구할 수 있는 수준"


피해자 보호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신 회장 측은 "신 회장은 한미약품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경영진이 아니다"라며 "할 수 있는 일은 이사회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이 대주주이기는 해도 오너나 전문경영인이 아닌 특수한 위치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신 회장 측은 공개된 녹취와 관련해 "피해자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으며 기회가 있다면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했다.

"중국산 원료 지시? '품질 전제한 비딩' 요구였을 뿐"


앞서 제기된 원료 조달 개입 의혹과 관련해 신 회장 측은 지난해 초 있었던 일이라며, 김재교 부회장의 요청 이후 4자 연합의 동의를 받아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있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일회성 점검 이후 회사 경영과 관련해 업무를 맡아 진행하는 일도 없다고 했다.

신 회장은 "내가 '중국산 싼 것'을 쓰라고 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라며 "제약 산업은 품질 제일 위주이며, 동일한 품질을 전제로 비딩(경쟁입찰)을 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경쟁 제약사도 쓰는 제품인 만큼 이를 두고 비딩을 하자는 제안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수의계약을 장기간 유지하면 가격이 왜곡될 수 있고, 비딩은 (내가 경험을 쌓은) 제조업의 기본"이라며 포장재 등 구매 품목에서 경쟁입찰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했다.

생산 설비와 관련해서도 "오래된 기계를 못 바꾸게 했다는 주장 역시 내게 그럴 권한이 없다"며 "쓸 수 있으면 고쳐 쓰고, 고장 원인을 밝혀 재발을 막자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의견을 반영해 수리비가 반 정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2137억원 차입 지분 매입 "경영권 신호 아니다···요청 받아 도와"


간담회에서는 오전에 공시된 한미사이언스 지분 추가 매입 건도 도마에 올랐다. 신 회장은 코리포항 외 5인으로부터 441만32주를 장외매수해 지분을 16.43%에서 22.88%로 늘렸다. 취득단가는 1주당 4만8469원, 총액은 2137억원이며 자금은 전액 차입으로 마련했다. 신 회장과 한양정밀 지분을 합치면 29.83%다.

신 회장은 "차입을 한 건 맞다"며 "한미사이언스 외 다른 금융자산이 있어 상환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변호인단 역시 "매도자 측이 자금 수요가 있어 좋은 가격으로 사달라고 요청했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경영권 분쟁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또 "박재현 대표 인터뷰와 기사보다 앞선 시점에 계약이 체결됐다"며 "당시 이런 기사가 뜰 줄도 몰랐고, 논란을 덮기 위한 선제 공시라는 의혹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재현 연임은 내가 결정할 사안 아냐···4자 연합은 유지"


박재현 대표 연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신 회장은 "한 사람이 결정할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4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파트너스) 균열 가능성에 대해서는 "4자 연합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시니어케어 사업과 관련해 내부 의견 차는 있었고 관계가 소원해진 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조만간 이와 관련한 결론은 법원에서 보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지분 확대가 3월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 전후 대주주 간 입장차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10명 중 4명의 임기가 만료돼 이사 선임을 둘러싼 대주주 간 힘겨루기가 표면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탓이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신 회장 측은 4자 연합이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으로 갈음한 셈이 됐다.

신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경영 간섭이란 프레임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 이익을 위해 전문경영인에게 부탁하거나 지시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 그럴 생각도 능력도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어 "원가 절감이나 절차 개선을 건의하는 것은 주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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