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앞선 재판서 채택·배제된 증거 차이 설명 요청'우월한 개연성' vs '고도의 증명'···증명 기준 차이 쟁점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유출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영풍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항소심에서는 형사재판 무죄와 행정처분의 판단 기준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21일 법조계·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오는 22일 오후 영풍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항소심의 변론기일을 연다. 이번 기일은 재판부가 형사기록 전체를 행정사건 증거와 대조해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 열리는 변론으로 알려졌다.
변론에서 양측은 각 30분씩 PPT 자료를 활용해 구술변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앞선 기일에서 형사재판과 행정재판에서 채택·배제된 증거의 차이, 그 법리적 의미를 명확히 설명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재판부가 형사재판상 고도의 증명 기준과 행정재판상 우월한 개연성 기준이라는 증명 기준의 차이가 판단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정리하도록 요구했다는 게 법조계, 언론 등의 설명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기후부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조업하는 과정에서 이중옹벽, 배수로, 저류지, 공장 바닥 등을 통해 카드뮴이 지하수로 이동하고, 이후 하천으로 유출됐다는 기존 행정처분 논리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조사 결과와 현장 구조, 오염 시기와 조업 상황 등을 종합해 검토하면 조업 기인성이 우월한 개연성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영풍 측이 카드뮴 오염의 직접 원인이 제련소 조업이 아니라 과거 부지 조성과 광물 찌꺼기 등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토양 오염이라는 기존 주장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 제1공장 하부 토양과 지하수 구조, 카드뮴 분포 양상 등을 제시하면서 오염 물질이 토양 불포화대에 오랫동안 잔존하다가 강수량 변화 등의 요인으로 용출할 수 있다는 논리를 다시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과거 재판에서 영풍 측은 조업과 카드뮴 유출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핵심 논리로 삼았다고 법조계, 언론 등은 설명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영풍이 유출 경로가 특정되지 않았고 조업에 따른 배출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아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는 점을 들어, 동일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행정상 과징금 부과 역시 정당성을 상실한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재판부는 앞서 과징금 규모와 국민적 관심을 거론하며 충분한 변론 보장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2일 변론기일에서도 형사기록 검토 결과와 기후부, 영풍 양측의 설명을 토대로 증인 채택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증인신문이 채택될 경우 항소심 심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 2021년 11월 기후부(옛 환경부)는 수년간 낙동강 최상류에서 중금속 발암물질인 카드뮴 오염수를 불법배출한 영풍 석포제련소에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기후부 주장에 따르면 영풍은 2019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석포제련소에서 특정수질유해물질인 카드뮴을 공공수역인 낙동강으로 유출했고, 공장 내 지하수에서는 지하수 생활용수기준(0.01㎎/L) 대비 최대 33만2650배인 3326.5㎎/L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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