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수주잔고 27조원···9개월 새 약 8조↓일감 1.8년치 남아···정비사업 등 수주 복귀 촉각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정비사업에서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이후 주택·토목 부문 신규 수주를 전면 중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안전 및 품질 점검을 이유로 수주 활동을 멈춘 상태다.
수주 중단 여파는 수주잔고 감소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는 27조233억원으로 재작년 말 대비 약 7조8000억원 줄었다. 매출 기준 일감 규모도 2.4년치에서 1.8년치로 축소됐다.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건축·주택 부문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비중은 건축·주택 51.3%, 플랜트·인프라 39.4%, 기타 9.3%다. 재작년에는 건축·주택 비중이 67.6%였으며 2023년에도 60.9%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주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중장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주잔고를 유지해야 매출과 이익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2년 연속 신규 수주가 멈출 경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정립된 기준과 프로세스에 따라 사업을 수주하겠다"고 밝히며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사업 운영 방침을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규 수주 대신 기존에 확보한 물량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 시장에 나서고 있다. 이날 '힐스테이트 물금센트럴'이 청약을 시작했으며 총 453가구 중 16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오는 16일에는 '힐스테이트 오송역 퍼스트' 오피스텔도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2094실 가운데 200실이 일반에 공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수주 복귀 필요성을 제기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존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분양을 진행하고는 있으나, 수주잔고 감소 상황을 고려하면 중장기 실적 개선을 위해 주택·토목 수주 재개가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올해도 정비사업 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수주 복귀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를 멈춘 사이 정비사업 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정비사업 전체 수주 규모는 약 50조원으로 추산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에서만 10조5105억원을 수주하며 업계 최초로 연간 10조원을 돌파했고, 삼성물산도 9조238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정비사업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정비사업 수주 규모가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압구정 재건축 등 대형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정비사업 수주 재개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lj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