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신 로봇으로 가득 채운 전시부스'최초' 아틀라스 시연에 관람객 '북적북적'실험실 나온 로보틱스···산업·일상 시나리오
'피지컬 AI(인공지능)' 시대를 선언한 현대자동차그룹은 'AI 격전지'가 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로봇이 가져올 미래 작업 공간을 자신 있게 공개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고 시연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피지컬 AI'가 일상과 산업 현장에 가져올 변화를 구체적인 활용 시나리오로 생생하게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6일부터 9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1836㎡(약 557평) 규모의 CES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자동차 전시 대신 AI 로보틱스를 내세운 현대차그룹의 전시 부스 앞에는 이날 오전 개막 이후 반나절이 지날 때까지 대형 전시관을 반바퀴 돌아서는 대기줄이 늘어섰다. "Look at that line!(저 줄 좀 봐!)"라는 한 외국인 관람객의 감탄사는 현대차그룹이 LVCC 웨스트홀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AI 로보틱스의 미래 활용도를 보여준 현대차그룹의 이번 CES 주제는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Partnering Human Progress'다. 전시장 곳곳에선 말 그대로 실험실을 나온 로봇들이 실생활 곳곳에 녹아 있었다.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설비 점검 업무를 하는가 하면 '주차 로봇'이 사람이 내리기 힘든 좁은 공간에 대신 주차를 해준다. 성인 남자 크기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선반에서 부품을 집어 반대쪽으로 옮기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번 현대차그룹 전시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건 단연 전날(5일)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The Atlas prototype)'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The Atlas product)'이었다.
올해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중 가장 인간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로봇 중 하나라는 평가다.
아틀라스는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의 관절이 완전히 회전할 수 있고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 촉각 센서를 탑재했다. 최대 50㎏의 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2.3m 높이까지 작업 범위를 확보했다. 영하 20도에서 40도의 환경에서 성능을 발휘하고 방수 기능도 갖췄다.
아틀라스는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참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과 영상을 찍느라 정신이 없는 구름 인파를 뚫고 겨우 가까이 다가가자 아틀라스는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머리와 몸통, 팔·다리를 360도 회전시키는 등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관람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가 향후 가장 큰 피지컬 AI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대량 생산해 산업 현장에 대규모 투입이 가능한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그 옆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오르빗 AI'를 활용해 산업현장의 설비 관리 및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시연으로 선보였다.
오르빗 AI는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원격 제어 및 실시간 모니터링 ▲AI 기반 이상 징후 감지 ▲데이터 분석 및 인사이트 제공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로봇의 효율적인 관리와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최고혁신상 받을 만 하네"···모베드 '시선집중'
올해 CES에서 로보틱스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로봇플랫폼 '모베드(Mobile Eccentric Droid, MobED)'도 당당하게 전시장 한쪽을 차지했다.
지난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콘셉트 모델로 처음 소개된 이후 약 4년간의 제품 개발 과정을 거쳐, 다양한 사업 및 일상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용화 모델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번 전시에선 상용화 모델 실물과 배송·물류 등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된 '탑 모듈(Top Module) 결합 콘셉트 모델'을 함께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모베드 골프(Golf) ▲모베드 어반호퍼(Urban Hopper) 등 탑모듈을 결합한 콘셉트 모델들이 공개됐다.
울퉁불퉁한 길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모베드 시연을 통해 로봇이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맞은편에선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는 현대차그룹과 모셔널이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수준이다. 레벨 4는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 및 판단해 운전하고, 비상 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모셔널의 첫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서, 올해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또 이번 전시에서는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을 통해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충전하는 과정과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을 활용해 협소한 공간에 기아 EV6를 주차하는 과정을 시연으로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이 조립하자, 로봇개가 검수···미래 공장은 이런 모습?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체험존을 만들어 관람객들의 인기를 모았다. 관람객들은 제조 현장의 조립과 검수 공정을 구현한 전시존에서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직접 착용하고,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용 플랫폼인 E-GMP 윗보기 작업을 체험했다.
엑스블 숄더는 윗보기 작업 환경에서 근로자의 어깨 근력을 보조한다.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해 보조력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작업자의 어깨 관절 부하와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각각 최대 60%와 30% 경감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근골격계 부담을 줄여 작업자의 부상 위험을 낮추고, 작업 피로도를 경감시켜 생산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객의 작업이 끝나면 한쪽에서 대기하던 스팟을 기반으로 한 'AI 키퍼(Keeper)'가 나타나 제대로 조립됐는지 검수 작업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AI 키퍼는 스팟이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조립 결함 등을 직접 감지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즉각적인 시정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지능형 품질 검사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조립 품질 검사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으며, 차량 내부의 접근이 어려운 부품까지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Stretch)', 현대위아의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 Cobot)'과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이 '하역-적재-이동'으로 구성된 물류 작업 시연을 선보여 현대적이고 자율화된 물류·제조 환경을 구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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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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