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성 XPS 공장 가동 중단···일부 설비 넘겨NCC 비보유 기업의 사업 정리 '이례적'매각 기조 이어져···4사 매각예정자산 6.5조
11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연 1만톤 규모의 화성 XPS 단열재 공장 가동을 사실상 중단, 해당 설비의 일부를 외부 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화성공장의 생산량은 2023년 9000톤, 지난해 6000톤에서 올해 0톤으로 낮췄다.
XPS(골드폼)는 폴리스티렌(PS)을 용융, 압출, 발포해 제조하는 경질 단열재다. 타 소재와 달리 연속 압출 공정을 사용해 열전도율이 낮다. 금호석유화학은 자사 브랜드 '휴그린'을 통해 해당 단열재를 B2C시장에 공급해왔다.
다만 XPS는 화재 안전성에 취약한 가연성 소재다. 관련 소재에 대한 발화, 화재 건수가 많아지자 2020년 국내 건축법에서 단열재 난연·불연 기준 강화하는 등 꾸준히 규제, 인증이 강화됐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전략적 판단 아래 XPS 사업을 접고 고성능 소재인 PF보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PF보드는 페놀 수지 기반으로 화재에 강하고 화재 시 연기량, 유독가스가 낮아 안전성도 우수하다.
금호석유화학은 "XPS 사업을 접고 고부가가치 사업인 PF보드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스페셜티 중심의 화학사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중 유일하게 순항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석유화학 공급과잉 핵심인 에틸렌 생산설비 NCC를 보유하지 않고 다운스트림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앞서 효성화학도 지난 6월 사업성 부재 판단 하에 폴리에스터 섬유 핵심원료 TPA 사업을 정리했다.
심지어 NCC 과잉공급 여파를 맞은 기업들은 '알짜사업'까지 정리하는 국면이다. 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솔루션 3사는 올해만 약 2조7700억원 규모의 사업 매각 또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지난 2월 PTA 생산 자회사 LCPL 지분 75%를 파키스탄 사모펀드 API와 아랍에미리트 석유화학 트레이딩 기업 '몽타주 커머디티즈 FZCO'에 매각했다. 거래 대금은 980억원이다. 지난 3월 일본 소재기업 레조낙 지분 4.9%을 2750억원에 처분하고 6월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시노펙스멤브레인에 2000억원(추정)에 매각했다. 상반기 확보 현금만 약 5700억원 규모다.
사업정리 바통은 LG화학으로 넘어갔다. LG화학은 지난 6월 워터솔루션 사업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에 1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해당 사업은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을 벌어들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위에 달했던 사업이다. 8월에는 생명과학사업본부 에스테틱 사업도 2000억원에 VIG파트너스에 매각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투자회사 한화퓨처프루프 지분 전량(50%)을 신설 해외법인 한화디펜스앤에너지에 1조1407억원에 매각했다. 매각대금 중 2852억원은 자회사 한화큐셀 아메리카 홀딩스 유상증자에 투입되고 나머지 8555억원은 한화솔루션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같은 기간에 고순도 크레졸 신사업도 백지화했다. 해당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을 들인 사업이다.
매각 정리 등 유동성 확보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기준 각각 2조706억원, 3조9912억원, 5245억원의 매각 예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매각 예정자산은 기업의 비유동자산 중 매각이 확정적이거나 1년 이내 매각 완료 가능성이 있는 별도 자산으로 사업 정리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설비 구조조정 이행 정도가 업계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며 "각 사가 비효율 자산 매각과 설비 효율화 작업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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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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