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PF 부실 줄었는데 리스크 그대로···저축은행 '수익증권 재투자'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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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부실 줄었는데 리스크 그대로···저축은행 '수익증권 재투자'의 덫

등록 2025.12.12 10:46

박경보

  기자

PF 익스포저 감소했지만 수익증권 재투자 리스크 확대정상화펀드 회수율 낮을 경우 건전성 지표 직격탄 우려내년 신용등급도 '부정적'···규모별 맞춤형 리스크관리 필요

PF 부실 줄었는데 리스크 그대로···저축은행 '수익증권 재투자'의 덫 기사의 사진

저축은행의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익스포저가 줄었지만 업권 내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상화펀드를 통한 부실정리가 다시 수익증권 재투자로 연결되면서 위험이 형태만 바뀐 채 순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회수율이 낮으면 손실이 재확대될 수 있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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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부동산 PF 익스포저 감소 불구 리스크 순환 우려 지속

부실채권 정리와 수익증권 재투자 구조로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음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근본적 체질 개선은 미흡

숫자 읽기

3분기 누적 순이익 4221억원, 3개 분기 연속 흑자

연체율 6.90%로 전분기 대비 0.63%p 하락

수익증권 잔액 1년 새 4조6000억원→6조1000억원 증가

맥락 읽기

부실채권 매각대금이 다시 수익증권에 재투자돼 위험이 자산 내 이동

PF 정상화펀드 회수율 낮으면 손실 재확대 및 자본비율 훼손 가능성

지방·비주거시설 중심 PF 비중 높아 건전성 회복 쉽지 않음

자세히 읽기

대형사는 비대면예금 비중 높아 자금 이탈 속도 빠름

중형사는 PF 비중 크고 회수 불확실성 높아 모니터링 필요

소형사는 기업대출 편중, 낮은 건전성, CSS 부재로 충격 취약

향후 전망

내년 PF 정상화펀드 규모 축소 가능성, 부실정리 효과 제한적

저축은행별 자산건전성 양극화 심화

맞춤형 CSS 개발, NPL 전문관리회사 통한 제도적 지원 필요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저축은행업권은 누적 순이익 4221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가 감소하고 부실자산 정리에 속도가 붙은 영향이 컸다.

특히 충당금 전입액이 분기별로 하향 안정되면서 손익 변동성이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1분기 9000억원이었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2분기와 3분기 각각 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다중채무자 충당금 추가적립에도 부실채권 정리 및 선제적 충당금 적립의 영향 등으로 전입액이 줄었다는 게 중앙회의 설명이다.

3분기 기준 연체율은 6.90%로, 전분기(7.53%) 대비 0.63%포인트(p)나 하락했다. 부동산 PF 공동펀드 매각 등 적극적인 매·상각의 영향으로 연체율은 지속 개선되는 추세다. 저축은행업권의 매·상각 규모는 1분기 1조3000억원에서 2분기 2조5000억원으로 늘었고, 3분기에도 1조7000억원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전분기 대비 0.70%p 하락한 8.79%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권은 부실채권의 적극적인 정리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회복하고 있고,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양호한 경영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건전성 개선 흐름이 '부실 제거'에 치우친 결과일 뿐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상화펀드를 통한 부실채권 매각대금이 다시 수익증권 형태로 재투자되면서 PF 익스포저가 자산 항목 간 이동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대금 수익증권에 재투자···상반기 잔액 6조1000억원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부동산PF 익스포저 감소의 직접적인 배경은 PF정상화펀드 매각이다. 저축은행들은 매각대금 상당 부분을 펀드의 2종 수익증권에 재투자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업권의 수익증권 잔액은 추세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4조6000억원이었던 수익증권 규모는 올해 6월 6조1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정상화펀드 회수율이 기대보다 낮을 경우 손실이 다시 확대되고 자본비율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가시적인 건전성 지표 개선은 가능하지만 업권 전체의 완충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부동산PF 익스포저는 수요 회복이 부진하고 부실위험이 높은 지방 및 비주거시설 사업장의 비중이 높아 건전성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PF정상화펀드가 추가적으로 조성돼 부실 사업장 정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으나 매각 가능한 PF 사업장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펀드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른 부실 정리 효과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커버리지 저축은행 13개사 가운데 12개사의 상반기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내년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이라며 "회사별로 양적·질적 리스크 수준에 따라 자산건전성 수준은 여전히 큰 차이가 있으며 일부는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어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규모 작을수록 건전성 취약···중앙회·제도적 지원 필요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저축은행의 규모별 특성을 반영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사는 비대면예금 비중이 높아 자금 이탈 속도가 빠른 편이고 업권 전체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개별사의 리스크가 업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다 엄격한 건전성·유동성 규제가 요구된다. 반면 중형사는 PF 취급 비중이 크고 사업장별 회수 전망이 불확실해 정리 속도와 손실 인식 추이를 동시에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소형사의 경우 취약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형 저축은행은 기업대출 편중, 낮은 건전성 지표, 조달 기반 취약 등 구조적 한계가 겹쳐 충격 흡수력이 떨어진다. 특히 표준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 부재로 개인신용대출 시장 접근이 어려워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제한되고 있다.

백남수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리스크관리부 차장은 "2022년말 이후 저축은행업권은 부동산PF발 부실로 연체율 등 건전성이 악화되고, 대손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 규모가 확대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어 왔다"며 "올해 들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업황이 개선됐으나 수익성이 좋은 일부 대형사로 인한 효과가 크고 저축은행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맞춤형 CSS 개발 및 지원 등을 통해 소형사가 개인신용대출에 진출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며 "최근 출범한 NPL 전문관리회사에서 건전성 관리 역량이 부족한 저축은행의 채권 매각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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