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가상자산 악용 보이스피싱 막는다···거래소에 지급정지·환급 의무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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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악용 보이스피싱 막는다···거래소에 지급정지·환급 의무 부과

등록 2026.03.12 15:48

박경보

  기자

코인 탈취·현금 코인 전환까지 피해구제 범위 확대의심 거래 상시 감시·정보공유 플랫폼 연계 강화환급 가상자산 매도 후 현금 지급 가능···10월 시행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가상자산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가상자산거래소에도 금융회사 수준의 범죄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앞으로 거래소는 의심 거래를 상시 감시하고 필요 시 계정 지급정지 조치를 해야 하며, 피해자가 가상자산을 탈취당한 경우에도 환급 절차를 통해 재산 회복을 지원하게 된다.

국회는 12일 가상자산을 악용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범죄자가 피해자의 가상자산을 직접 탈취하거나 탈취한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해 자금을 세탁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가상자산거래소는 이러한 범죄의 주요 통로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자금 흐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거나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해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우선 가상자산거래소에 금융회사와 동일한 수준의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구제 의무를 부과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의심 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거래 지연이나 지급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의무를 이행해 왔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현행법상 별도의 의무가 없었다.

앞으로는 거래소도 가상자산 거래 목적을 확인하고 보이스피싱 의심 자금이 유통되는지 상시 감시해야 하며 범죄가 의심될 경우 즉시 해당 계정을 지급정지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후 피해자에게 피해 자산 환급을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또한 가상자산거래소는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 정보를 'ASAP(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에 공유해야 한다. 이 플랫폼은 보이스피싱 관련 정보를 기관 간에 공유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이다. 거래소까지 참여하게 되면 금융회사와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가 확대되면서 범죄 대응 공조 체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피해 구제 대상 자산의 범위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인정되는 자산이 '금전'으로 한정돼 피해자가 가상자산을 직접 탈취당한 경우 충분한 구제를 받기 어려웠다. 또한 범죄자가 피해자의 금전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환급 가능한 자산 범위에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아 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피해 자산 범위가 가상자산까지 확대되면서 범죄 과정에서 가상자산이 연루된 경우에도 피해자가 충분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아울러 가상자산 환급 절차도 새롭게 도입된다. 가상자산 거래 경험이 부족한 피해자들이 환급받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피해자가 희망할 경우 거래소가 해당 가상자산을 매도해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를 통해 피해자가 보다 실질적으로 재산 회복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그동안 법적 규율이 미치지 않았던 가상자산거래소가 보이스피싱 대응 체계에 편입되면서 범죄 자금 세탁 통로를 차단하고 피해자 구제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이라는 새로운 수단을 이용한 범죄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보이스피싱 수법 변화에 맞춰 제도적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법률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시행 전까지 세부 기준과 절차를 담은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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