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할관리 책임 강화 요구···내부통제·위험관리 취약 지적생산적 금융·사회적 책임·소비자보호 등 핵심 과제 제시승계 절차 공정한 경쟁과 사외이사 견제 기능 확대 강조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경영승계의 요건과 절차는 보다 명확하고 투명해야 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갖춰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이달 안에 '지배구조 개선 TF'를 가동해 관련 이슈를 논의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CEO 경영 승계는 금융지주 산하의 모든 자회사의 중장기 경영 안정성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라는 점에서 해당 지주그룹의 미래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안정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내·외부 후보간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경영 능력에 대해 강화된 검증을 통해 리더십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외이사의 경우에도 상법 개정안에 따라 '사외이사' 명칭이 내년 7월 23일부터 '독립이사'로 변경될 예정"이라며 "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주주 추천 등 사외이사 추천경로 다양화와 함께 사외이사 임기 차등화 등을 통해 독립성을 갖춘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과 공정한 운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금감원은 IT 보안 및 금융소비자 분야의 대표성 있는 사외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한 이사회 구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이 원장은 지주회사의 책임 있는 역할 정립을 강조했다. 그는 "지주사가 그룹의 통할 관리 책임자로서 리스크를 감지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며 "자회사 단계에서 발생한 문제의 조짐을 제때 감지·견제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의 신뢰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ELS 불완전판매와 대규모 금융사고 사례를 언급한 이 원장은 그룹 내부통제 관리에서 지주의 역할이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내놨다. 따라서 지주가 개별 자회사의 취약점을 적시에 파악하고 그룹 전반의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금융지주의 본연의 의무를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필요 시 금감원도 지주회사의 역할 이행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지주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산적 금융의 중요성도 짚었다. 이 원장은 "금융이 기술 혁신 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생산적 영역으로 보다 폭넓게 흐를 수 있도록 금융의 범위를 확장해 살펴야 한다"며 "혁신기업의 사업성 심사·평가를 고도화하고 생산적 금융 공급 목표에 맞는 구체적 세부계획과 신속한 집행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국제 기준 허용 범위 안에서 금융권의 자본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사회적 책임을 지키는 금융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방식이 특정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디지털 접근성 개선과 금융권 취업 지원, 소상공인 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이 사회적 가치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이 법상 의무비율보다 낮다"며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와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통해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평가하고 결과를 반영해 경영문화로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보호 체계의 실효성을 강조하며 소비자보호 실패는 경영 리스크가 아닌 생존 리스크라고 규정했다. 그는 "금융상품의 구조가 복잡해지고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소비자가 위험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며 "금융상품 설계 단계부터 위험 유형과 고객 적합성을 더 정교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책무구조도 운영 실태 점검 결과에서도 임원의 내부통제 활동이 형식적 점검에 그치고 관련 내규·전산시스템 구축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회사 간 분업이 이뤄지는 만큼 그룹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인 지주사가 일관된 내부통제 원칙과 조직 간 소통을 통해 소비자 보호가 가능하도록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감독·검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보보안을 두고 금융의 생존을 위한 투자로 규정하며 지주사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 이 원장은 "반복되는 침해사고가 금융의 핵심 가치인 신뢰를 훼손하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형 성장에 맞는 보안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금감원은 사전예방적 보안감독을 강화하고 검사 시 IT 거버넌스와 보안체계 적정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또 이 원장은 산업과 안정, 혁신과 통제, 성장과 소비자보호 논의가 금융산업의 견고한 성장과 지주의 역할이라는 더 큰 방향성으로 발전해 논의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신뢰는 가장 오래 남고, 가장 강한 경쟁력"이라며 "금감원도 금융산업의 파트너로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며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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