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일, 협력과 연대 필요···미래 비전과 방향 함께 모색"

한일 상의,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개최

최태원 "성과와 아이디어 모으고 직접 실험 해보자"

제14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일간 협력이 말에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한 의료 시스템을 공유한다면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서 이 같이 밝혔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한국과 일본 양국이 공통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밖으로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첨단기술 경쟁에 대응해야 하고, 안으로는 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간 협력이 말에만 그치지 않고 성과와 아이디어를 모으고 직접 실험을 해 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도 예시로 들었다. 최 회장은 "EU의 솅겐 조약처럼 여권 없는 왕래를 통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관광객을 많이 받아들이는 반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가는 관광 프로그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얘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것도 곱씹어보고 숙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관광상품을 해외에 만들어 양국을 동시에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도 화답했다. 그는 "무역중심국인 일본과 한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체제의 유지와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정세 변화가 큰 가운데, 한일 경제는 기존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ECEP)라는 다자간경제협력체제를 중시하며 자유롭고 열린 국제경제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양국 상의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한일 공통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공동성명은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 ▲저출산·고령화 공동 대응 ▲문화교류 확대가 주 내용이다.

우선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이 양국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데 공감했다. 양국은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 투자환경과 공급망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자유롭고 열린 국제 경제질서 유지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저출산·인구감소가 공동 직면한 중대 과제라는 인식도 공유했다. 양국 정부가 관련 협의에 착수한 만큼 민간 부문도 정책·연구 경험 공유 등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경제·관광·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기반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 한일 직항노선 확대로 상호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