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롤러코스터 증시, 반대매매의 그림자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롤러코스터 증시, 반대매매의 그림자

등록 2025.12.08 07:00

최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반복하며 투자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3일부터 25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일평균은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2836억 9500만 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올해 11월 7일(380억 원), 11월 18일(331억 원), 11월 25일에 각각 300억 원 이상의 반대매매가 쏟아지며 미수금 대비 비중이 3%대로 급등했다. 이는 코스피가 11월 초 4200대를 기록한 뒤 3900대로 급락한 여파로, 단기 급등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이 결제 대금을 상환하지 못한 결과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담보 주식을 강제 매도하는 과정으로, 급락 시 전날 종가보다 15~20% 낮은 가격에 처분되어 원금 손실까지 초래한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사상 최대 위험을 알리고 있다. 금투협 자료상 올해 11월 7일 신용융자는 26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7조 원 선을 위협했다. 이날 반도체주가 폭락하며 SK하이닉스 주가가 58만 원에서 50만 원 초반으로 추락하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주가 하락폭은 더 컸다. 자본재와 반도체에 신용융자가 쏠린 상황에서 담보유지비율이 하락하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쏟아질 수 있다. 금투협은 신용 반대매매를 별도 집계하지 않으나, 고금리 부담과 변동성 속에서 줄청산(연쇄 반대매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 전체에 악순환을 부추긴다. 반대매매는 하락이 하락을 낳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주가 하락 → 담보 부족 → 2거래일 후 하한가 매도 주문 → 추가 하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코스피 급락을 계기로 변동성이 커지면 상기의 악순환이 증폭된다. 투자자예탁금도 올해 11월 5일에 88조 2700억 원(올해 최고)에서 11월25일 75조 6200억 원으로 10조 원 이상 증발하는 등 대기 자금 이탈이 뚜렷하다. 외국인 매도와 고환율, 12월 FOMC(미 연준 금리 결정) 불확실성이 겹쳐 공포지수가 급등한 탓이다.

빚투 끝판왕인 CFD(차액결제거래) 잔고도 증가하며 반대매매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5년 11월, 코스피 시장에서 14조 4560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월별 역대 최대 매도세를 보였다.

동시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원화 약세가 심화되자 외국인들은 환차손 우려로 국내 주식 매수에 더욱 소극적 태도를 보였고, 이는 매도 압력을 가중시켜 코스피 지수를 4221에서 3846까지 9% 하락시켰다.

여기에 12월 FOMC(미 연준 금리 결정)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장기 금리 상승 우려가 겹쳐 VIX(공포지수)가 급등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었다. 이러한 복합 요인 속에서 CFD 잔고가 증가하며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직면한 리스크는 우선, 레버리지 과다 문제이다. 미수금 일평균 1조 원 돌파와 신용융자 27조 원 사상 최대치가 맞물려 변동성 확대 시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될 수 있다.
다음으로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쏠림 리스크이다. 신용융자가 코스피 시총 절반 이상인 반도체와·자본재에 쏠려 특정 섹터 급락이 연쇄적인 반대매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섹터 편중이 외국인 매도세(14조 원)와 맞물려 하락 압력을 증폭시킬 경우 VIX를 급등시킬 수 있다.

대응 방안으로 투자자의 체계적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 개인투자자는 포지션 규모를 전체 자산의 20~30% 이내로 제한하고 담보유지비율 150% 이상을 목표로 여유 버퍼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매수 시 5~10% 하락 지점에 스톱로스(자동 매도) 룰을 필수 적용해야 한다. 동시에 반도체 등 특정 섹터 편중을 피하고 ETF나 배당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탁금 급감 추세 속에 현금 비중을 20% 이상 유지하고, VIX 공포지수의 실시간 모니터링, 마진콜 알림 설정으로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증권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선제적 마진콜 발동과 이상 거래 감시, 투자자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당정의 '코스피 5000' 부양론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반대매매 피해의 우려가 높다. 12월 FOMC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무리한 빚투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롤러코스터 증시는 반대매매라는 '폭탄'을 품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이제 '공격'이 아닌 '방어'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깊이 있는 리스크 분석과 체계적인 투자전략만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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