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중심 상승세, 투자심리 개선시장 체질 개선이 장기적 성장의 변수투자 매력 높일 제도 개선 목소리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9%(1.71포인트) 내린 901.59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900선에 복귀한 것은 지난해 4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대감 등 호재에 힘입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특히 최근 코스닥 지수 상승세의 동력은 바이오주였다. 지난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져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지난 27일 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기준 알테오젠(8.41%), 에이비엘바이오(11.32%), 리가켐바이오(8.58%), 삼천당제약(13.45%) 등 코스닥 바이오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더불어 보로노이(14.6%)의 VRN1 임상 1상 발표 소식이 바이오주 투자심리에 기여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전체 CPI는 전월보다 0.3% 오르고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2% 상승했다. 두 지표 모두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시장은 연준이 약화된 고용지표를 고려해 완화된 금리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을 내지 못하는 것은 대형 우량주 부재로 최근 시장을 움직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대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테마가 인공지능(AI)이었던 만큼 제약·바이오와 2차전지 비중이 높은 코스닥 상위 종목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제약·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업종으로 강세 흐름이 확대될 경우 코스닥 시장에도 새로운 국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이려면 상장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경영 투명성 관리를 강화해 부실 기업의 발생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우량 기업들이 코스닥에 머물 수 있도록 제도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 있다"며 "과거처럼 임상 데이터 발표 때마다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며 주가가 출렁이던 시기와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 플랫폼 기반 바이오텍들이 꾸준히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지난 2년간 기업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기술 이전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다른 업종 대비 모멘텀이 약했던 바이오주가 금리 인하 국면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오 기업들은 연구개발(R&D)과 임상시험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낮은 금리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제조업이나 소비재 업종과 달리 의약품과 치료제 시장은 경기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며 "소비 위축 등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치료제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확대로 장기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