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이어 갈륨 공장 신설총 2000억원 투자, 고부가가치 소재 공략中 수출 규제에 따른 사업 확장 지속할 듯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달부터 2027년 12월까지 약 557억원을 투자, 울산 온산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한다. 2028년 상반기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약 15.5톤(t)의 갈륨을 생산해 약 110억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갈륨은 반도체, LED, 디스플레이 등 주요 첨단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최근 AI와 5G 통신 등의 산업 성장세로 갈륨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갈륨을 33종의 핵심 광물 중 하나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이번 신설은 올해 게르마늄 공장 구축에 이은 두번째 생산 설비 투자다. 앞서 회사는 지난 8월 온산제련소에 약 1400억원 규모의 게르마늄 생산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두 생산설비 구축에 총 2000억원가량을 투자하게 된다.
최근 고려아연은 첨단 산업 소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AI 발전으로 반도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갈륨, 게르마늄, 안티모니와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에 역량을 쏟으려는 움직임이다. 갈륨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추출되는 인듐 역시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중국이 게르마늄, 갈륨 등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고려아연의 시장 선점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전 세계 게르마늄 생산 비중은 68%, 갈륨 생산은 98%에 달하는데, 최근 중국이 대미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고려아연에 새로운 시장 확보의 기회로 통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고려아연이 향후 텅스텐, 몰리브덴 등 새로운 광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해당 광물들은 현재 고려아연이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마찬가지로 중국 수출 통제로 인해 글로벌 수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를 틈탄 시장 진입이 점쳐지고 있다.
대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눈에 띄게 재편됐다. 아연 등 전통 제련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고려아연은 수익성이 더 높은 첨단소재 등의 신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이익을 올리는 중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고려아연의 매출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년 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선 고려아연이 첨단소재 풀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나 고려아연이 최근 투자를 결정한 광물 대부분이 미국, EU(유럽연합)에서 전략광물로 지정된 만큼 향후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고려아연은 기존 아연만으로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인식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전기차 등과 관련한 기술력 확보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수출 규제에 따라 고려아연의 희소금속 사업 확장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특히 게르마늄, 갈륨 등의 핵심 광물은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눈에 띄는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yee9611@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