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유동화 특약 30일 출시 확정연 지급 선제 도입···내년 초 월 지급도적용폭 넓어지고 있지만···효용은 글쎄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5개 생보사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연 지급형' 특약 출시 일정을 오는 30일로 확정했다.
이는 올 초 금융당국이 시행을 예고한 '노후지원 보험 5종 세트'의 일환이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업계가 국민 노후 대비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연 지급형 특약 가입자들은 12개월치 금액을 일시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월 단위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월 지급형'의 경우 내년 초를 목표로 전산 개발을 마친 뒤 출시할 예정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비율은 최대 90% 이내에서 소비자가 자유롭게 신청 가능하다. 유동화 기간의 경우 최소 2년 이상 연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당초 65세였던 적용 나이를 55세로 낮춰 은퇴 시점과 연금 수령 개시 시점 사이 소득 공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사망보험금 지급 형태는 최근 들어 지속해서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보험수익자를 신탁업자로 변경할 수 있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제도 시행에 이어 이번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로 연이어 변화가 있었다.
특히 해당 제도는 급증하고 있는 노인빈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도 크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은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이 자리한 국무회의에서 해당 제도가 언급되자 "좋은 제도를 잘 만들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는 사망보험금 유동화가 기존 가입자들의 보험금 재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활성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납입 보험료를 재원으로 하는 기존 연금전환 특약보다 수령액이 높아 실질적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종신보험의 상품 경쟁력과 소구력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사망보험금 지급 기간과 금액을 분산할 수 있어 재무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상 계약 중 유동화를 희망하는 고객이 많지 않을 뿐더러, 유동화를 시행했을 경우에도 실질적인 소득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현재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생보사들의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출시 직후를 제외하고는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상반기 말 기준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운용하고 있는 생보사들의 전체 계약 금액는 약 2800억원으로 당초 업계가 추정한 시장 규모인 900조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종신보험의 활용 폭을 넓히고, 은퇴 이후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만 제도 수요와 가입자들의 실질적인 노후 소득공백 지원 규모 등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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