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크라켄 IPO 가능성 부각비트고·그레이스케일도 움직임서학개미, 불리쉬 주식 매수 집중
22일 불리쉬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6.91% 상승한 69.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가 37달러로 책정된 불리쉬의 주가는 상장 첫날 90달러에서 일시적으로 116달러까지 치솟았고 사측은 IPO를 통해 11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주목할 점은 불리쉬가 조달한 자금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불리쉬의 자금 조달과 결제 구조 과정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투자에서는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전환, 전달의 모든 단계를 전담했다. 불리쉬 측은 서클이 발행한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가 주 결산 수단으로 쓰였으며 대부분의 토큰은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발행됐다고 밝혔다.
불리쉬의 기업 구조 역시 차별화된다. 코인베이스·바이낸스 등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와 달리 자동화마켓메이커(AMM) 구조를 전통 오더북과 결합, 거래 속도와 유동성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기관투자자를 주 고객으로 삼은 불리쉬는 2023년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를 인수하는 등 미디어 역량도 강화했다. 투자자 명단에는 팔란티어를 이끄는 피터 틸,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등 거물급 인사를 포함해 블랙록, 아크인베스트 등 글로벌 자본이 대거 포진해 있다.
불리쉬의 성공은 다른 주요 거래소 움직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는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사전심사(비공개 제출)를 신청했다. '비공개 방식'은 기업이 공식 상장 결정을 내리기 전 SEC 심사부터 받는 단계로, 검토가 끝난 뒤 공개적으로 상장 의사를 알린다. 제미니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불리쉬의 IPO 성공이 제미니의 연착륙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도 IPO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가상자산 인프라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비트고와 그레이스케일이 최근 IPO를 신청했다. 비트고는 1000억 달러가 넘는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 수탁(커스터디) 업체다.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신탁 상품 GBTC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불리쉬의 성공적인 자금조달이 서클의 뒤를 이어 업계 IPO에 대한 신호등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들은 일제히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개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서학개미들도 해외에 상장된 불리쉬 매수에 집중했다. 22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달 (7월22일~8월21일)간 서학개미들은 7957만 달러 규모의 불리쉬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관련 기업 중 순매수 1위를 기록한 비트마인(3억 달러)에 이은 2위다. 불리쉬의 뒤를 이어 ▲샤프링크(7531만 달러) ▲코인베이스(5352만 달러) ▲서클(4942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과 함께 현물 기반의 코인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ETF에 직접 투자할 수 없다는 점이 더해져 해당 종목으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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