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시스템 부담 증가, 추가 파업 순차 예고2시간 이내 20분 휴게시간·에어컨 설치 등 요구CLS 백업기사 제도 등 복지 개선 시도 지속
앞서 노조는 지난 7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 1일과 15일, 로켓배송을 멈추는 하루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노조는 "찜통 같은 물류센터를 안전한 일터로 바꾸겠다"는 구호를 내걸며 근본적인 작업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주요 요구안은 △2시간 이내 20분 휴게시간 보장 △작업장 내 에어컨 설치 및 휴게 공간 확충 △2025년 1월 국회 청문회에서 회사가 약속한 개선 사항 이행 등이다. 지난달 11일부터 진행된 노조 서명운동에는 1620명의 노동자가 참여해 현장 내 불만을 수치로 드러냈다.
정동헌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올해 1월 청문회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와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가 공식 사과하며 개선을 약속했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현장은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 규칙 개정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싸우겠다"며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파업은 정규직뿐 아니라 계약직과 일용직 노동자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한다. 계약직은 집단 연차, 보건휴가 사용, 특근 거부 방식으로 일용직은 출근 신청을 하지 않는 형태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시민들을 향해 오는 14일 하루 동안 쿠팡 불매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건강권은 외면한 채 물동량과 배송 속도만을 강조하는 구조 아래에서 더는 희생을 감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파업이 예고됐지만 실제 참가자는 회사 측 집계 기준 3명에 불과했던 전례로 인해 이번 파업도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시 쿠팡은 "물류센터 운영에 큰 차질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파업과 관련해서도 쿠팡 측은 참여 인원 및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쿠팡은 노조와의 갈등과 별개로, 배송 기사 및 근로자의 복지 개선을 위한 제도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백업기사 시스템'을 도입해, 배송 기사들이 여름철에도 사전에 휴가를 계획하고 쉴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도권에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위탁 배송을 맡고 있는 한 영업점 관계자는 "최근 배송 기사들 사이에서 주 5일 근무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CLS가 도입한 의무 휴무제가 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CLS 측은 "영업점 계약 단계부터 백업기사를 확보하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부 기사들은 주 4일 근무도 가능하다"며 "주 6일 근무를 선택한 기사들도 휴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당장 물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노조와 회사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오는 15일 예고된 2차 파업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로켓배송 체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며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다른 물류업체보다 냉방 시설과 휴게 공간 개선에 비교적 적극적이었지만, 노조는 정치적 메시지를 앞세운 선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빠른 배송 시스템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하루 파업을 넘어 물류업계 전반의 근로환경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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