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엔무브 흡수합병···11월1일 출범배터리 살리고 시너지로 '사업 고도화' 2000억 수익 추가 창출···IPO도 '청신호'
30일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두 기업의 통합은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비율은 1 대 1.6616742이다. 합병 법인은 오는 11월1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시도한다. SK이노베이션의 다른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역시 3000억원대 유상증자를 결정함에 따라 전체 증자 규모는 4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합병은 지난해 SK의 리밸런싱(구조조정) 국면에서 한 차례 거론된 시나리오지만, 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통합 작업에 집중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가운데 배터리 사업의 침체가 길어지자 SK도 시기를 놓쳐선 안된다는 판단에 다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SK온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이 회사는 출범 이래 줄곧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조1270억원의 적자를 냈을 정도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251%로, LG에너지솔루션(99.23%)과 삼성SDI(89.02%)보다 높다. 비상경영과 맞물려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 성과가 나타났지만 흑자 전환은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다. 아울러 SK온은 그간 해외 공장의 생산 능력을 보강하고 원재료를 구매하는 데 상당한 자금을 쏟았다.
이는 모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부채는 SK온 출범 전인 2020년 23조396억원에서 2024년말 70조8812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무디스도 3월 배터리 부문의 부진을 조명하며 SK이노베이션의 신용 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인 'Baa3'에서 투자부적격등급인 'Ba1'으로 하향했다.
덧붙여 SK온은 투자자에게 공언한 상장 시점(2026년말)도 임박했지만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가치가 목표치에 부합하지 않아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져서다. 배터리 제조업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도 기술특례상장 대상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통상적인 루트를 거치지 않고서는 상장을 추진하기 어렵다. 이 가운데 해마다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는 SK엔무브와 살림을 합치는 것은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SK 측은 합병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온만 보면 올해 자본 1조7000억원, EBITDA 8000억원의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 시너지는 오는 2030년 2000억원 이상의 EBITDA 추가 창출로 이어질 것이란 청사진도 내놨다.
세부적으로 SK온의 전기차(EV)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과 SK엔무브의 기유, 윤활유, 액침냉각, EV 공조용 냉매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 양사의 동일한 거래처를 활용하고 제품 교차 판매로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덧붙여 액침냉각과 배터리를 묶은 패키지 사업 등 신규 시장 진입, 사업 확대도 가능하다.
나아가 SK온은 수익성에 기반한 안정적 성장과 재무건전성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2030년 10조원 이상의 EBITDA를 창출하고, 부채비율은 100%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도 잡았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양사 기술, 사업역량 결합 등 합병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 차원 더 높은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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