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이달 나란히 경영전략회의 개최 투자, M&A 등 보류했던 사안 재점검할 듯'실용적 시장주의' 이재명 정부에 기대감↑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LG 등 주요 대기업은 이달 나란히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방향을 점검한다. 올해는 정권 교체 이후 정책 방향성을 예측하고 잠시 미뤄둔 과제도 들여다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먼저 SK는 13일부터 이틀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최태원 회장 등 그룹 최고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 성과와 반도체·바이오·배터리 등 미래 산업 추진 현황을 평가할 예정이다.
삼성 역시 계열사별 전략회의를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 일정을 조율 중이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오는 17일과 23일 각각 CEO를 중심으로 전략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LG의 경우 매년 상반기 구광모 회장 주재로 진행하던 전략보고회의를 생략한 채 계열사별 투자점검회의에 신경을 쏟고 있다.
매년 열리는 정례행사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는 정권 교체로 경영환경이 바뀐 것과 무관치 않다. 비상계엄에서 탄핵, 대통령 선거까지 장기간 우리 산업의 발목을 잡은 정치적 이슈가 일단락됐으니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기업 사이에서 감지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이들 기업이 AI(인공지능)와 친환경 등 분야에 힘을 싣기 위한 청사진을 설계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모두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과정 중 집중 육성하겠다고 예고한 분야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의 관세 전쟁 등 악재가 겹쳤지만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새 정부가 문을 연 지금이 기업 활동의 '큰 그림'을 그릴 때가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재계는 '실용적 시장주의'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선 약속대로 기업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국내외 현안을 해결해 줄 것이라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현재 산업계 전반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AI발(發) 기술혁명, 탄소중립 전환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관세 문제가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자국으로 수입되는 품목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겠다며 전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여왔다. 이날도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등의 보조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당초 미국 정부는 자국 내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로 우리 기업에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드러내면서 그 조치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서둘러 컨트롤타워를 재가동하고 미국과의 협상으로 불확실성을 걷어내길 바란다는 게 기업의 조심스런 목소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축하는 내용의 논평에서 "저성장, 저출생, 지방소멸 등 국가적 난제에 더해 보호무역주의 확산, AI 기술혁명 등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리더십을 발휘해 국가 발전과 경제 재도약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경제인협회 측은 "우리 경제는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와 내수침체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새 정부가 성과 중심의 실용주의 정책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5대 경제강국 도약을 이끌길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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