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주행거리 늘리고 '급속충전 설계' 용이 SNE "2035년 시장 규모 66억달러로 성장"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 등은 실리콘 음극재로 눈을 돌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기업이 나란히 실리콘 음극재 시장을 새로운 승부처로 지목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품목이라는 판단에서다.
음극재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외부회로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간 대부분의 기업은 흑연으로 음극재를 만들었다. 흑연이 규칙적인 층상 구조를 띠어 그 사이로 리튬이온이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실리콘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흑연보다 큰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보다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리콘의 구조에 기인한다. 흑연이 탄소 6개당 리튬이온 1개를 저장하는 반면, 실리콘은 원자 1개당 리튬이온 4.4개를 저장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리콘 음극재의 1g당 용량이 흑연 음극재보다 10배 이상 크고, 더 많은 리튬이온을 담을 수 있다.
에너지 밀도의 향상은 다방면으로 유익하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배터리 급속충전 설계도 용이해져서다. 덧붙여 실리콘의 경우 풍부한 매장량으로 인해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도 업계의 구미를 당기는 대목이다.
물론 약점도 존재한다. 충·방전이 반복되면 부피가 팽창해 오히려 배터리의 수명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천연·인조흑연) 음극재에 4~5% 첨가하는 구조로 활용되고 있다.
향후엔 그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와 학계가 손잡고 실리콘 팽창 문제 해결책을 고민해왔으며 성과물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음극에 약 5㎛(마이크로미터) 입자 크기를 가진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약 7% 함량의 실리콘 음극재 적용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리려면 가장 먼저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기업의 실리콘 음극재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가 2025년 19억달러, 2030년 43억달러, 2035년 66억달러 등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테슬라도 곧 출시할 전기차 모델에 니켈 함량과 실리콘 음극재 비중을 높인 신형 2170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