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로 대상 되는 13개 자회사 중 9곳 교체정상혁·이영종 연임···신한카드·증권 CEO 교체 결정"강력한 인적쇄신·세대교체 통해 조직 체질개선 시급"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주력 계열사의 경우 기존 체제를 유지한 채 일부 중소형 게열사에서 대대적인 수장 교체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등 굵직한 계열사에서도 CEO 교체에 단행하며 고강도 인적쇄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KB금융과 우리금융이 은행장 교체에 나선 가운데 신한금융 또한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서며 연말 금융권 인사에 '인적쇄신'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모습이다.
진옥동·정상혁 끈끈한 파트너십 '2년 더'
신한금융지주회사는 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후보 추천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자회사 CEO 인사의 주요 방향성은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조직 체질 개선 ▲경영능력 입증된 CEO연임으로 일관성 있는 미래전략 추진 가속화 ▲세대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 적극 발탁 등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자경위에서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부의 근원적인 혁신과 강력한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경영능력이 입증된 CEO에게는 파격적인 기회를 주는 동시에 내부통제 문제가 드러났거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곳은 전면 교체를 택했다. 이에 따라 올해 CEO 교체 대상에 오른 13개 자회사 중 4곳을 제외한 9곳의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최대 계열사이자 연임이 유력하다고 점쳐졌던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과하는 관례를 깨고 임기 2년 연임을 보장받았다. 정 행장은 2022년 신규 행장에 선임된 뒤 올해 연말 임기 연장으로 2026년까지 신한은행을 이끌게 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누적 순이익이 19.4% 급증한 3조1028억원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올해 홍콩 H지수 ELS 손실사태 및 금융사고가 금융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신한은행은 그 영향이 크지 않았다.
진 회장과의 인연도 주목받는다. 정 행장은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에 선임됐을 당시 비서실장직을 역임하며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고 한용구 전 행장의 사임 후 신한은행장에 선임돼 수장 공백 사태를 조기에 수습했으며 진 회장의 임기가 2026년 3월로 약 1년가량 남은 만큼 임기 만료 때까지 '일류신한' 밑그림을 그린 두 사람이 파트너십이 이어지게 됐다.
강조된 '신상필벌'···보험 '유지' 카드·증권 '교체'
그룹 2인자 자리인 신한은행장의 연임이 결정된 가운데 나머지 계열사에서는 '신상필벌' 기조가 강조됐다.
특히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의 수장 교체가 주목받는다. 신한카드 신임 사장에는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이 추천됐다. 그룹 주요 자회사임에도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추천된 파격 인사다.
이 같은 파격 인사에는 현재 신한카드가 처한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위권 사업자와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업권을 넘나드는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의 CEO 교체에 대해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추진력 강화와 조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1300억원대의 파생상품 손실을 낸 책임을 지고 김상태 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새로운 수장을 선임하게 됐다. 신임 CEO로는 현재 파생상품 사고 관련 후속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 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선훈 부사장이 선택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아직 감사를 받고 있고 임기가 내년 말까지였던 만큼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인사는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자경위는 빠른 조치 후 조직안정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진옥동 회장도 앞서 신한증권의 파생상품 사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격을 크게 받았다"면서 "라임이나 젠투사태에 이어 이번까지 계속해서 아픈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신한라이프 이영종 사장은 연임이 결정됐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472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업계 4위를 기록하며 3위 교보생명(4891억원)과의 격차를 100억원대로 좁혔다.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의 경우에는 실적 부분에서는 아직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사업 안정성에 좀 더 무게를 두며 강병관 사장이 1년 더 회사를 이끌게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인사의 경우 13곳 중 9개 자회사 대표가 교체되며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조직 체질 개선과 더불어 경영능력이 입증된 CEO는 일관성 있는 미래전략 추진 가속화를 위해 힘을 실어 준 부분이 주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카드, 신한저축은행, 신한리츠운용, 신한펀드파트너스 등은 부사장급이 아닌 본부장을 CEO로 전격 발탁하며 적극적인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 역동성 제고에 힘썼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일 자경위에서 추천된 대표이사 후보는 각 자회사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 각 사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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