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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영풍·MBK "공개매수가 인상 중단" 선언에···고려아연 "또 다른 교란행위" 반발(종합)

산업 중공업·방산

영풍·MBK "공개매수가 인상 중단" 선언에···고려아연 "또 다른 교란행위" 반발(종합)

등록 2024.10.09 18:1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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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는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다시 한 번 치열하게 맞붙었다. 공개매수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영풍·MBK 측 돌발 선언이 불을 댕겼는데, 최 회장 측은 이를 또 다른 시장 교란행위로 규정하며 공개매수부터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 연합은 이날도 공개매수와 경영권분쟁을 둘러싼 시각 차이를 재확인하며 설전을 벌였다.

영풍·MBK연합의 '가격 경쟁 포기' 선언이 화근이었다. MBK파트너스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가는 각 회사의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며 인수가를 더 높이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현 공개매수가가 이미 주주에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하며, 그 이상의 경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MBK는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고려아연에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며 우회적으로 최 회장 측을 저격했다.

최 회장도 곧바로 움직였다. 고려아연 명의의 입장자료를 통해 "MBK가 진정으로 고려아연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생각하고 스스로 초래한 시장 혼란을 바로잡고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적대적 공개매수를 14일 전에 철회하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최 회장 측은 영풍·MBK 연합의 행보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포기하지 않고 10월 14일까지 공개매수를 유지해 투자자를 계속 유인하려는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14일 이후 만료된다는 점과 '재탕'에 지나지 않는 2차 가처분 결정도 14일 이후 이뤄진다는 사정을 최대한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안팎에서는 영풍·MBK의 이번 발표가 금융감독당국의 강도 높은 경고 직후 이뤄졌다는 데 주목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임원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한 상태여서다.

또 재계와 증권가 일각에선 지나치게 높은 인수비용이 궁극적으로 회사를 무너뜨리는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영풍·MBK 연합으로서는 가격 인상에 선을 그어 금감원의 감시망에서 벗어나고자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최 회장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당국의 경고 이후에도 최 회장 측이 재차 공개매수가를 끌어올린다면 비난 여론이 자연스럽게 현 경영진 쪽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은 최 회장으로 넘어갔다. 시장에선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오는 11일과 14일에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를 한 차례 더 인상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11일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 매수 종료 기간(23일까지)을 늘리지 않고 가격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어서 최 회장 측이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에 고려아연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며 배수진을 쳤다.

다만 최 회장 측은 입장문에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식에 대한 공개 매수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고려아연 측은 "자기주식 공개매수·소각을 완료해 자사주 취득을 통환 주주환원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주가 불안정 등 자본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사태 종료 후 시장을 안정시키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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