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19개 계열사 보유···카카오보다 91개 많아매출 감소 폭 2위···당기순이익은 가장 많이 줄어리밸런싱 현재진행 중···내달 확대경영회의 주목
과도한 외연 확장에 일단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그룹의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취임한 최창원 의장 주도로 '리밸런싱'(Rebalancing) 작업을 추진 중이다. 중복 사업을 점검 및 최적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벌써 매각 대상 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조사 결과 올해 SK그룹은 총 219개 계열사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사업과 반도체 관련 회사설립 및 지분인수 등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개 사나 증가했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카카오(128개 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SK는 1987년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0개 넘는 계열사를 보유하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오히려 매출은 전년 대비 23조 이상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10조원 넘게 감소했다. 반도체 시황 악화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에 대기업집단 중 매출 감소 폭은 삼성에 이어 두 번째, 순이익은 가장 많이 줄었다.
SK는 최창원 의장의 취임 직후 고강도 쇄신 작업을 벌이고 있어 계열사 정리를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최 의장은 20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켜 격주 토요일마다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에 나서며 그룹의 인수·합병(M&A) 사업성을 재검토하는 중이다. 주요 계열사들은 연초부터 다양한 TF를 발족해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최 의장은 지난달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SK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사업군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포트폴리오, 탄탄한 기술·사업 역량과 자원 등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더 큰 도약을 위해 기민하게 전열을 재정비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미 사업 조직을 축소하기 위한 인력 효율화에도 나선 상태다. 올해 SK온에서는 13명의 임원이 퇴직했고 SK이노베이션과 SK㈜에서는 각각 8명, 5명의 임원이 짐을 쌌다. 팀장급 직원을 줄이는 방안의 조직개편에도 나서며 군살 빼기에도 나섰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살리기 위한 '리밸런싱' 작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SK온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흑자전환이 미뤄지고 있는데 올해에만 7조5000억원을 투자해야 해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목된 사업 중 하나도 전기차 배터리였다.
SK그룹은 배터리 사업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온과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한 뒤 상장하거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SK지오센트릭, SK인천석유화학 등의 지분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IET의 경영권 매각을 위해 인수 후보까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이날 "SKIET 지분 일부 매각 등 배터리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재계의 시선은 다음 달 확대경영회의에 쏠리고 있다. 매년 6월 개최되는 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더불어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 연례행사 중 하나다. 지난 4년 동안의 회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가 주요 의제였으나 올해는 리밸런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확대경영회의는 서울 워커힐호텔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 제주 등에서 개최돼 왔으나 아직 구체적인 회의 날짜나 시간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룹이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이번 회의에선 CEO들이 1차 결과물에 대한 방향성과 청사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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