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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최태원, 바이든과 약속 지켰다···2028년부터 인디애나서 HBM 양산(종합)

산업 전기·전자

최태원, 바이든과 약속 지켰다···2028년부터 인디애나서 HBM 양산(종합)

등록 2024.04.04 03:51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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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공장 부지로 웨스트라피엣 최종 선정 퍼듀대 등 연구기관과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도 SK, 220억달러 반도체·바이오·에너지 투자 첫발

최태원 SK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5대 서울상의 회장 선출 관련 정기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최태원 SK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5대 서울상의 회장 선출 관련 정기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SK하이닉스가 5조2000억원(38억7000만달러)을 투입해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 AI의 확산과 맞물려 'HBM(고대역폭메모리) 강자'로서 입지를 굳힌 가운데, 빅테크의 본고장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미국 정부의 지원 혜택도 누리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미래 산업에 220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약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SK하이닉스는 3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퍼듀대학교에서 한미 정부 관계자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하반기부터 인디애나 공장을 통해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퍼듀대학교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개발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에도 착수한다.

회사 측은 인디애나에 건설하는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제공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처럼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애플과 인텔, 엔비디아 등 AI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간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의 중심 새너제이에 자리 잡은 미주법인을 새 단장하는 등 다각도로 준비를 이어온 바 있다.

때마침 AI 반도체 필수 부품인 HBM 부문에서 독보적 입지를 자랑하는 SK하이닉스로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실제 이 회사는 HBM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달말부터는 엔비디아로 5세대 제품 HBM3E 공급을 시작했다.

덧붙여 미국 반도체법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지금이 반도체 기업엔 투자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현지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 390억달러의 보조금과 132억달러의 연구개발 지원금을 제공하는 법안을 토대로 미국 정부가 업체별 지원 액수를 산정하고 있어서다.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삼성전자도 법에 따라 60억달러(약 8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공장 부지조차 확정하지 못한 탓에 협상 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는데, 사업 윤곽이 드러나면서 그 규모에 준하는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도 이번 공장이 미국 내 대규모 HBM 패키징을 위한 첫 주요 시설이 될 것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미국에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를 결정하고 최적의 부지를 물색했으며, 검토 끝에 인디애나를 최종 선정했다"면서 "주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은 물론, 지역 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가 풍부하고 첨단 공학 연구로 유명한 퍼듀대가 있다는 게 영향을 미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 더 짚고 넘어갈 부분은 최태원 SK 회장이 미국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이다. 2022년 백악관을 찾은 최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미래 산업 분야에 22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세부적으로 150억달러는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등 반도체 산업에, 50억달러는 그린 에너지 분야에, 20억달러는 바이오 과학과 의약품을 위해 쓰겠다는 게 최태원 회장의 계획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 발표"라면서 "SK의 투자는 미국과 한국이 21세기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색했다. 또 그는 최 회장의 과감한 결단에 화답하듯 미국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CSS 공장을 둘러보며 우회적으로 SK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미국 내에서도 SK하이닉스의 움직임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토드 영 상원의원은 "SK하이닉스는 곧 미국에서 유명 기업이 될 것"이라며 "미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인디애나는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SK하이닉스가 우리의 첨단기술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멍 치앙 퍼듀대 총장은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개척자이자 지배적인 시장 리더"라며 "이 혁신적인 투자는 인디애나 주와 퍼듀대가 가진 첨단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미국 내 디지털 공급망을 완성하는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 업계 최초로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시설을 미국에 건설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고도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 맞춤형 메모리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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