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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골목상권 침해' 카카오, 계열사 정리 제자리걸음

IT 인터넷·플랫폼 사업보고서 톺아보기

'골목상권 침해' 카카오, 계열사 정리 제자리걸음

등록 2024.03.26 07:05

수정 2024.03.26 08:05

김세연

,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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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계열사 수 138→125→138개, 다시 원점으로2년 간 40여곳 정리에도 SM엔터 계열 25곳 편입 영향AI 등 성장사업 계열 추가도···카카오 "지속해서 축소"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계열사 수가 13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 침해 지적을 받고, 몸집을 축소하겠다고 공언한 2022년과 같은 숫자다.

카카오는 이듬해 이뤄진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25개의 회사가 계열 편입된 영향이라고 해명했다. 또 인공지능(AI), 헬스케어와 같은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체가 늘어났을 뿐 골목상권 철수 노력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그래픽=이찬희 기자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그래픽=이찬희 기자

25일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계열사 수는 138개(상장사 10·비상장사 128개)다.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같고, 전년 대비(125개)로는 10.4%(13개) 늘었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2021년 국정감사에 불려 가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지적을 받고 연신 사과했다. 또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일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고, 상권 침해와 관련된 사업은 반드시 철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듬해인 2022년 4월에는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연말까지 30~40개 계열사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65개)부터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 심지어 소상공인이 주를 이루던 헤어숍·꽃배달 사업에도 진출하며 '플랫폼 대기업의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은 결과였다. 그런데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몸집을 줄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최근 6년간 카카오 계열사 수 추이. 그래픽=이찬희 기자최근 6년간 카카오 계열사 수 추이. 그래픽=이찬희 기자

카카오는 약속대로 계열사를 축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는 그룹 시너지 확대와 경영 효율화를 위한 회사 간 통합 등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2022년 4월 이후 40여개의 계열사를 줄였다"고 말했다.

다만 골목상권과는 거리가 먼 핵심사업에서 계열사가 늘어나며 수치상으로 변동이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자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는데, 이때 계열사로 편입된 곳만 25개에 달한다. 또 골목상권과는 거리가 먼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자, AI와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계열로 편입했다.

이와 함께 골목상권 철수 노력도 지속해 왔다. 일례로 카카오 이사회는 최근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스페이스를 오는 5월 2일 흡수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합병 주요 이유는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 통합 운영에 따른 시너지를 위한 것이지만, 계열사를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카카오 투자 자회사가 투자한 헤어샵은 지분을 줄이며, 계열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기타 정보 서비스업을 하던 계열사 에이치쓰리를 청산했고, 음반제작 및 출판업을 영위하던 모노트리는 다른 법인에 흡수합병했다. 지난달에도 엑스트리플과 비컨홀딩스의 지분을 매각해 계열 제외하고, 에브리싱코리아를 파산했다. 이달에도 뉴런잉글리쉬와 오닉스케이 법인을 청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법정 청산 절차 등도 있어서 올해 몇 개 계열사를 축소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꾸준히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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