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우려가 현실로"···수송길 막힌 정유업계, 운송·보험료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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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수송길 막힌 정유업계, 운송·보험료 '골머리'

등록 2026.03.06 17:59

황예인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 韓 정유사 유조선 묶여정유사 생산 지연 및 비용 부담 우려 커져운송비·보험료도 급등···대응책 마련 촉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으로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수급 차질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바닷길 봉쇄로 운송비와 보험료까지 급등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수는 급격히 줄었다.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수는 전쟁 발발일인 2월28일 50척에서 다음날 3월1일에 3척으로 떨어졌고 2일에도 3척, 3일에는 단 한 척도 통과하지 못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등 한국 유조선 7척이 현지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3척은 한국 전체 하루 소비량과 맞먹는 200만배럴의 원유가 실려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지나는 주요 수송로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전체의 69.1%에 이르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이에 해협이 장기간 차단되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겨, 정유사의 생산 일정이 흔들리고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운송비 등 추가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기준 미국 걸프 지역에서 중국까지 대형 유조선으로 원유(200만 배럴 규모)를 운송하는 비용은 2900만달러(약 424억원)에 달한다. 2주 만에 두 배 정도 뛰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박의 전쟁보험료도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고위험 지역을 지나는 선박 보험료는 선박 가액의 0.25% 수준에서 최대 3%까지 치솟으며 최대 12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송 리스크가 커질수록 보험사들이 전쟁 위험 할증료를 높이는 구조여서다. 이는 정유업계의 원가 상승과 마진 축소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정유업계는 정부에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현재 정부 원유 비축분이 208일치 정도 있다고 하지만 현장 요구에 맞춘 시나리오별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 구매자금 등의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한국수출입은행의 공급망기금을 통해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구매할 경우 자금 지원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조사해 필요 자금을 빠르게 지원할 계획이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정유사에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복합 정제마진은 2022~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와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다만 업계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수급 혼란 등 불확실성에 더 무게를 두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분쟁을 계속해서 지켜보며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 영향 및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회경로 운송과 비축유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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