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Z폴드·플립8 개발진이 밝힌 속내···"가장 어려웠던 건 '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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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폴드·플립8 개발진이 밝힌 속내···"가장 어려웠던 건 '빼는 일'"

등록 2026.07.23 16:03

고지혜

  기자

서울 기자간담회서 설계 철학 공개 바형 사용자 겨냥 첫 4대3 화면비 채택S펜 대신 휴대성, 티타늄으로 주름·내구성 개선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더 넣는 것보다 무엇을 뺄지가 더 어려웠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8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지였다. 화면은 더 넓혀야 했고 무게는 줄여야 했으며 내구성도 높여야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어려웠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 이어 2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개발 과정의 고민과 선택이 공개됐다.

개발진이 가장 먼저 바꾼 것은 화면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Z폴드8 제품에 세로로 긴 화면을 과감히 버리고 처음으로 4대3 비율을 적용했다. 접었을 때는 여권처럼 한 손에 안정적으로 잡히고 펼치면 태블릿에 가까운 가로 화면을 구현했다.

김재혁 MX사업부 스마트폰상품기획 파트장은 "폴드7 출시 이후 바(Bar) 타입 스마트폰 이용자가 폴더블로 유입되는 흐름을 확인했다"며 "더 많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한 결과 4대3 비율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사용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콘텐츠 소비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폴더블 이용자보다 일반 스마트폰 이용자를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 변화로도 읽힌다.

Z폴드8 울트라 제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결정은 S펜이다. '울트라'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S펜은 지원하지 않는다. 기능을 넣지 못해서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바꾼 결과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김재혁 파트장은 "일부 S펜 사용자 수요도 있지만 더 많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휴대성과 폼팩터 혁신을 우선했다"며 "S펜은 삼성전자에 중요한 자산인 만큼 향후 적용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대신 내부 구조를 전면 손봤다. 부품 크기와 두께를 줄이고 배치를 다시 설계해 화면은 넓히면서도 무게는 201g까지 낮췄다. 역대 갤럭시 Z 폴드 가운데 가장 가벼운 제품이다.

김재혁 MX사업부 스마트폰상품기획 파트장이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신제품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김재혁 MX사업부 스마트폰상품기획 파트장이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신제품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

폴더블의 고질적인 과제인 화면 주름 역시 접근 방식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Z폴드8과 폴드8 울트라에 처음으로 '플렉스 티타늄(Flex Titanium)' 기술을 적용했다.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여러 레이어 가운데 두 개 층에 티타늄 합금 필름을 넣고 화면 하단에도 티타늄 플레이트를 적용했다.

힌지 구조만 개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디스플레이 자체의 구조를 바꾼 것이다.

박지현 삼성전자 프로는 "티타늄은 화성 탐사선 바퀴와 골프채 헤드에도 사용될 만큼 강도와 탄성이 뛰어난 소재"라며 "가공 기술을 확보해 디스플레이 복수 레이어에 적용했고 화면 몰입감과 주름, 내구성을 모두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난 개발 방향은 분명했다. 단순히 최고 사양을 모두 담기보다 소비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경험을 중심으로 제품을 재설계했다는 점이다.

화면비를 바꾸고 S펜 대신 휴대성을 택하고 티타늄으로 디스플레이 구조를 개선한 결정 모두 같은 맥락이다. 폴더블의 경쟁력이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소비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데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갤럭시 Z 폴드8, 폴드8 울트라, 플립8 등 3개 라인업을 처음 구축했다. 폴더블 시장이 초기 혁신 경쟁에서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맞춰 기술보다 사용성을 앞세운 전략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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